문화 출판

사랑에도 경계가 필요하다…신앙과 정신의학이 짚은 관계 회복 [fn 북브리핑]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간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
정신과 전문의 6명·목회상담가 1명 집필
가정과 일터의 불안과 갈등 해법 모색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샘솟는기쁨) 표지.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샘솟는기쁨) 표지.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그 사람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일은 같을까. 관계에서 상처를 입고도 신앙인이라면 더 참고 희생해야 한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신간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은 자신을 지키며 타인을 사랑하는 길을 묻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6명과 목회상담가 1명이 함께 집필했다. 실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님, 자신, 자녀, 부부, 연인, 청소년, 직장이라는 일곱 주제를 풀어낸다. 불안과 갈등을 겪는 마음을 신앙과 정신의학의 언어로 들여다본다.

■신앙과 심리학으로 살핀 마음
저자들은 모든 관계의 출발점을 하나님과의 관계에 둔다. 그 안에서 받은 사랑이 자신과 이웃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관점이다. 정신의학과 뇌과학, 심리학이 설명하는 마음의 작동 방식과 발달 과정을 성경적 이해와 연결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자기다움'과 '자기 초월'을 함께 다룬 대목이다. 책은 자기다움을 건강한 삶에 필요한 심리발달 과제로 본다. 자기답게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일과 자기를 넘어 타인을 섬기는 성경적 자기 초월을 나란히 놓는다.

두 주제는 신앙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관계의 어려움을 개인의 부족함으로만 돌리기 전에,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관계마다 장이 나뉘어 있어 독자는 자신의 고민에 맞는 대목을 골라 읽을 수 있다.

추천사를 쓴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서초좋은의원 원장)는 사랑과 희생을 혼동하지 않고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경계선을 "사랑을 막는 벽이 아니라 사랑을 오래 지켜 주는 울타리"에 비유하며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지킬 때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했다.

■가정과 일터에서 세우는 건강한 경계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부모의 기대가 아이에게 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모는 조건 없는 사랑을 전달하는 통로여야 하며, 자녀를 살리는 기대가 부모도 살린다고 설명한다. 양육을 성취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도록 관계의 바탕을 짚는다.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 공저자 7명과 각 장의 주제를 소개한 이미지. 출처=예스24 홈페이지
'그리스도인의 관계 상담실' 공저자 7명과 각 장의 주제를 소개한 이미지. 출처=예스24 홈페이지

부부 관계의 핵심은 서로가 상대 앞에서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책은 포옹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밀감의 표현도 제시한다. 연애에서는 상대를 독점하려는 욕구와 강렬한 감정 속에서 절제를 배우는 문제를 다루고, 청소년에게는 자신을 존중하며 또래와 관계를 맺으라고 조언한다.

직장에서는 개인의 삶에 대한 욕구와 조직이 요구하는 역할·성과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과제다. 일을 감당할 힘을 기르면서 자신의 역할 범위를 정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거나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는 연습을 제안한다.

책은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상대를 함께 존중하는 방법을 찾도록 이끈다. 독자는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되짚으며 일상의 갈등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배울 수 있다.

문은수(부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문성일(대구동신교회 협동목사), 김록우(이끌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신수미(신수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민철(김민철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성진(덕계성심병원 전문의), 이상수(통통샤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공저. 샘솟는기쁨. 312쪽. 2만4000원.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그리스도인의관계상담실 #기독교상담 #인간관계 #관계회복 #유은정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