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공공기관 2차 유치전… "인력·예산·핵심 기능까지 이전해야"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위성곤 지사, 마사회·공항공사 등 지목
정부, 4분기 이전계획 확정 추진
지역산업·대학 연계한 일자리 창출
특별자치 권한·에너지 법제 개선도 제안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6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위 지사는 한국마사회·한국공항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제주 유치를 추진하고,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6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위 지사는 한국마사회·한국공항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제주 유치를 추진하고,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제주도가 한국마사회·한국공항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유치에 나섰다. 이전 대상기관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핵심 인력·예산·연구개발 기능을 확보해 지역산업과 청년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유치전의 핵심 쟁점이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전날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포럼'에서 이들 3개 기관의 유치 의사를 밝히고 지역산업과 연계한 공공기관 이전 전략을 제시했다.

위 지사는 "2차 공공기관 제주 이전은 지역의 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말산업과 미래항공교통, 재생에너지 등 제주 산업의 강점을 이전기관의 전문성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5대 원칙을 발표하고 올해 4분기 이전계획 확정과 2027년 선도기관 이전 착수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혁신도시와 지역 특화산업의 연계를 중시하는 방향이다.

제주가 유치를 추진하는 한국마사회는 말산업과 관광, 한국공항공사는 항공산업과 도심항공교통(UAM),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분산에너지 산업과 연결된다.

포럼에서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들 3개 기관을 포함해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해양환경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6개 기관의 제주 이전 가능성과 산업 연계 방안을 분석했다.

안영훈 연구위원은 "기관별 기능을 에너지·항공우주·기상·해양·수출산업과 연계하되, 소형위성과 바이오 분야의 연구·인증 기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 선정 과정에서는 섬 지역의 교통·물류비 부담과 정주 여건을 고려한 지원책도 제안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를 짚었다. 제주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2016년 15.1%에서 2021년 29.4%로 상승했지만, 2021년 기준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 6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포럼'. 제주도와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산업·대학과 연계하고 특별자치 권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 6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포럼'. 제주도와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산업·대학과 연계하고 특별자치 권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육동일 원장은 "2차 이전에서 기관의 소재지만 옮기는 방식으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인력과 예산, 사업 권한, 연구개발 기능을 함께 이전하고 지역대학·기업과 공동연구, 현장실습, 취업 연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 제주혁신도시를 기본 거점으로 삼되 제주 전역의 특화산업 지역과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전기관 직원과 가족의 정착을 위해 주거·교육·의료·교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공기관 유치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의 제도적 권한을 실제 산업 육성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백옥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주 에너지전환을 위한 법제 개선 과제로 국가 전력수급계획과 제주 지역에너지계획의 연계, 풍력발전 인허가와 전력망 접속의 사전 조율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출력제어 기준을 명확히 하고 발전사업자에 대한 통지와 이의제기 절차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전성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사회연대경제정책센터장은 제주에 이양된 특별자치 권한의 활용 실태를 전수평가하고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권한 활용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주민 참여를 확대해 제도적 특례가 도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위 지사도 "특별자치의 권한은 도민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한다"며 "기존 권한의 활용도를 높이고 현장에 필요한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제주도와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 주최·주관했으며 지방시대위원회와 학계, 전문가, 도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도는 이날 제시된 정책 제안을 공공기관 유치 전략과 제도 개선, 산업별 육성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향후 정부의 이전 대상 선정 과정에서 제주의 산업적 필요성이 얼마나 인정받고, 실제 이전 규모와 기능에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