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트럼프의 '기업 창구' 와일스 비서실장 사임… 비즈니스계, 백악관 네트워크 부재 우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후임으로 강경파 스티븐 밀러 지명

관세·이민 등 친기업 행보 후퇴 우려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 와일스, 트럼프 정치 조직으로 이동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수지 와일스(오른쪽)과 그의 후임 스티븐 밀러 국토안보 보좌관이 지난달 23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수지 와일스(오른쪽)과 그의 후임 스티븐 밀러 국토안보 보좌관이 지난달 23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정책 결정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6일(현지시간) 사임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내 대표적 온건·친기업파로 꼽히던 와일스의 사임과 강경파 스티븐 밀러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의 후임 지명으로 향후 백악관의 대(對)기업 정책 및 국정 운영 기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와일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을 모신 것은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역할은 달라져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무 수행을 위한 자신의 지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가 자신의 진영에서 정치 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로비스트 출신인 와일스는 워싱턴과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인물들과 폭넓은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와일스는 그동안 월가와 주요 대기업 CEO들이 백악관의 파격적인 정책에 대응할 때 찾던 최우선 중재자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을 비롯해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 등 금융가 거물들이 와일스 및 그녀의 측근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와일스는 X의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갈등을 중재하며 관계 회복을 이끌어낸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와일스 실장으로부터 직접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그녀가 대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고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왔음을 전했다.

그러나 와일스의 유연한 대처 방식은 행정부 내부 및 강경 우파 진영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전 고문인 캘리 민스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와일스가 중간선거 자금 확보 및 기업 로비스트들의 요구에 굴복해 아동 건강 식품 기준 강화 정책과 가향 니코틴 규제안을 지연시켰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강경 보수 진영에서는 와일스가 이민 및 관세 정책에서 지나치게 온건한 입장을 취한다며 지속적으로 그녀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와일스의 빈자리를 채울 밀러는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강경 이민 정책과 강력한 보복 관세 정책을 설계한 백악관 내 대표적 '매파' 인물이다.

밀러는 과거 자신이 설립한 단체를 통해 나이키, 디즈니 등 주요 기업들의 채용 정책을 고발하는 등 기업 친화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향후 관세 장벽이나 이민 규제 완화 등을 백악관에 설득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다니엘 알바레스는 이번 인사에 대해 "와일스와 밀러 모두 대통령과 뛰어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국정 과제를 완수하고 역사적 성과를 이어갈 강력한 파트너십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널은 밀러의 백악관 비서실장 임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맞서 싸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