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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닭고기·단감 맛있네… 베트남 홀린 '넥스트 K푸드' [르포]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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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국제식품박람회
年 5%대 성장 베트남 수출 정조준
韓기업 11곳 참가·부스 14개 운영
단감, 고급화 앞세워 중국산 견제
현지 생산 김치로 판로 확대 등
차세대 수출품 발굴 움직임 활발

한국 닭고기·단감 맛있네… 베트남 홀린 '넥스트 K푸드' [르포]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엠어이, 못 미엥 느어(저기요, 하나만 더 주세요)!"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하노이 국제식품박람회' 내 한국관 앞. 농림축산식품부와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이 공동 운영하는 K푸드 시식 행사장에는 치킨 너겟과 김치전을 맛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에 행사 관계자들은 시식용 음식을 조리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치킨 너겟을 맛본 40대 주부 마이씨는 "졋 응온(매우 맛있다)"을 외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베트남 닭고기와 달리 한국 치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아이들 간식이나 야식으로 자주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식품 기업들의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중국·베트남 합작 식품업체 부스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타오씨는 "맛은 괜찮지만 최근 중국 식품의 안전·위생 문제와 관련된 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어물 부스에서도 관람객들은 원산지와 생산 공장을 꼼꼼히 확인했다.

■K닭고기에 막걸리·단감까지…넥스트 K푸드 뜬다

베트남 정부가 후원하고 국영전시전문기업 비넥사드가 주최한 이 행사는 한국에서 11개 업체와 1개 통합조직이 참가해 총 14개 부스를 꾸렸다. 현지 대형 유통업체 윈커머스와 신선 과일 유통 채널 투이 아잉 프루츠 등 주요 바이어들도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 인기 품목을 넘어 차세대 수출 품목 발굴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4월 한·베 정상회담을 계기로 닭고기 가공품 수출길이 열리면서 관련 제품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대범 하림 베트남 법인장은 "올해 약 70t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진출 6개월 후부터는 월 40~80t으로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에 선보인 제품은 삼계탕, 치킨너겟, 치킨가라아게, 용가리치킨 등 4종이다. 한국 생산 제품의 품질을 그대로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법인장은 "이미 산란성계 수출을 통해 다져온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대형 유통망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내년 1·4분기 현지 소비자 대상 판매를 본격화하고, 3·4분기까지 판매 규모를 약 200% 늘리겠다"고 밝혔다.

소주에 이어 막걸리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 유통업체 인도코의 강현철 지사장은 "막걸리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K컬처 영향으로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과일 향 주류를 선호하는 베트남 소비자 입맛을 겨냥해 다양한 과일과 곡물 막걸리 제품을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일 분야에서는 단감도 차세대 K푸드로 주목받았다. 경남 지역 단감 수출 농협들이 설립한 수출통합조직 한국단감수출㈜ 관계자는 "중국 단감의 거센 저가 공세 속에서도 한국 단감은 독보적인 당도와 품질을 앞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현지 대형 유통 채널을 통해 판로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K푸드 인기에 베트남 업체도 경쟁 가세

베트남 김치 제조업체 하이김치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깍두기, 파김치 등을 선보였다. 하이김치 관계자는 "한국의 레시피와 동일하게 베트남 현지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며 "김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 한인 가게 위주의 유통망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판로를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생활용품 등을 20년간 유통해 온 현지 기업 파소(FASO)는 정식품의 베트남 맞춤형 쌀음료 '건강 담은 햇살'을 소개했다. 시식하려는 인파로 긴 줄이 늘어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시식에 참여한 대학생 응옥씨는 "평소 아침 식사 대용으로 쌀음료를 즐겨 마시는데 간편해서 좋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대베트남 K푸드 수출 매년 5.2% 성장

베트남은 K푸드의 핵심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대베트남 K푸드 수출액은 7억9000만달러(약 1조775억원)로 매년 평균 5.2% 성장했다. 주요 품목은 닭고기 조제품, 조미김, 음료, 인삼류, 라면 등이며 최근에는 신선 과실과 간편식, 건강식품으로도 다변화하고 있다. 경제 발전과 중산층 성장으로 건강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하고, 유통 채널도 다각화되면서 프리미엄 K푸드의 성장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현우 주베트남대사관 농무관은 "지난 4월 한·베 정상회담을 계기로 검역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닭고기 가공품의 수출길이 열렸고, 이번 행사를 통해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K치킨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 대사관을 비롯한 정부는 한우, 열처리 돼지고기 등 더 많은 축산물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 정부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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