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모두의 AI' 무료, 다음은
"무료라면 써볼래요."
오는 12월 정식 출시를 앞둔 '모두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보겠다는 응답은 71.7%였다. 하지만 프리미엄 기능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은 24.7%에 그쳤다. 본지가 리서치 테크 기업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전국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두 수치 사이에는 국산 AI에 대한 기대와 현실이 함께 담겨 있다.
무료라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해외 AI 구독료가 부담스럽거나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새 선택지가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누구나 AI를 활용하도록 돕겠다는 사업 취지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무료는 서비스를 시작할 이유가 될 수 있어도 계속 사용할 이유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미 쓰는 AI가 있는데 굳이 다른 서비스를 찾으려면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필요한 정보를 더 정확하게 찾거나, 복잡한 지원제도를 쉽게 설명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일을 줄여줘야 한다.
'모두의 AI'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이 지점을 고민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전화·문자, KT는 포털·TV·생활 서비스, 카카오는 카카오톡 등 익숙한 경로를 내세웠다. 새 앱을 배워야 하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정보안내를 넘어 실제 업무 처리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업이 기술만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는 여기서부터 등장한다. 단순히 공공 혜택을 설명하는 것과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다르다. 본인확인과 서류 제출, 기관 간 시스템 연결이 뒤따른다. 여러 기업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면 이용자 동의의 범위와 오류가 났을 때 책임질 주체도 분명해야 한다. 정부가 서비스에 필요한 제도 정비를 늦춘다면 기업은 설명 기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관계부처는 활용기준을 구체화하고, 실증에서 확인한 문제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용자 보호도 사업 초기부터 함께 설계할 일이다.
기업엔 무료 다음의 답이 필요하다. 이용자가 늘수록 연산 비용도 커지는 구조에서 가입자 수만으로 성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전문 서비스와 기업 대상 사업으로 어떻게 매출을 만들고, 참여기업들이 비용과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 구체화해야 한다. 결국 정부 지원 이후에도 사람들이 찾는 서비스가 남아야 한다. '모두의 AI'의 성패는 몇 명이 접속했느냐보다 어떤 일을 해결했고, 그 경험 때문에 몇 명이 다시 찾았느냐에 달려 있다. 무료로 한번 써본 AI를 생활에 필요한 AI로 만드는 것. 출시를 앞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답해야 할 질문이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정보미디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