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 경영 옛말, 이유 있는 '영역파괴'…"생존 경쟁"
기사내용 요약
유통업계, 영역 넘나드는 시도 활발
새로운 카테고리로 수요 창출 집중
사업확장·새업종 등 성장 동력 확보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한 우물만 팔면 살아남지 못한다."
유통업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신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 제2브랜드 출시 등 새로운 도전이 한창이다. 생존을 위한 영역 파괴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영역파괴 현상을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거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발 빠르게 파악해 새로운 카테고리로 수요를 창출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멕스산업(코멕스)은 51년간 영위해오던 주방생활용품에서 캠핑용품과 위생전문용품까지 제품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멕스는 국내 캠핑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2020년 상반기 '아이스탱크(밀리터리 그린)'를 시작으로 지난해 '캠핑박스', '캠핑물통', '코멕스 캠핑식기세트' 등을 선보였다.
코멕스는 지난 10월 99.9%의 항균 효과를 내는 '바이오 항균위생용품' 출시로 위생전문용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바이오 항균위생용품은 항균백 4종과 항균롤백 7종, 항균장갑 4종, 항균지퍼백 2종 등으로 구성됐다.
침대업계도 영역 파괴에 힘쓰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클럽 에이스'라는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고 커피, 샌드위치, 마카롱 등의 식료품을 선보였다. 클럽 에이스는 각자의 일상에서 에이스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이마트24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했다. 클럽 에이스 상표 로고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그래픽 아티스트 남무현 작가와 협업해 개발했다.
클럽 에이스는 첫 라인업으로 ▲에이스침대의 하이브리드 Z 스프링과 닮은 파스타 면을 사용한 '푸실리 샐러드 파스타' ▲매트리스와 같이 폭신한 카스테라로 만든 '햄치즈연유 샌드위치' ▲에이스침대의 좋은 잠 메시지를 녹여낸 '맛있는 군밤' 등 재미 요소를 더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한다. 에이스침대의 기능적·정서적 가치를 담아 기획된 총 7가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몬스는 지난 2020년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팝업 형태로 선보인 '하드웨어 스토어'의 흥행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부산 해운대와 서울 청담동에서 공개한 식료품점 '그로서리 스토어'를 통해 MZ세대 팬덤을 형성해왔다. 주목할 점은 해당 스토어 어디에도 침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시몬스의 그로서리 스토어 1층은 이국적인 콘셉트의 식료품점이 방문객들의 인증샷 욕구를 자극한다. 2층에는 부산 지역 명물 '버거숍'과 함께 정원 테라스가 조성돼 있다. 3층은 디지털 아트 전시장이 마련됐다. 시몬스는 이곳에서 자사의 생산 공장이 있는 이천 농가와 연계한 '파머스마켓'도 열었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시몬스의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몬스는 또 지난 4월 미국 유명 스니커즈 브랜드 '케즈'와 협업해 만든 컬렉션을 출시했다. 케즈의 대표 제품인 챔피온 캔버스에 시몬스 특유의 위트를 녹여낸 스니커즈 3종과 봄 시즌을 겨냥한 스웨터 셔츠 1종 등 총 4가지 아이템을 선보였다. 앞서 시몬스는 미국 패션 브랜드 호텔 세리토스와도 협업, 스웨터 셔츠와 반팔 티셔츠, 모자 등 총 7종 패션 아이템을 출시하며 업종을 넘나드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기존에 해오던 사업을 주축으로 비슷한 듯 다른 업종으로 확장해가는 브랜드도 있다. '착즙기'로 이름을 떨친 건강가전 브랜드 휴롬은 자회사 휴롬에프엔비를 통해 무설탕 캔디 '브레드이발소 자일리톨 캔디'를 선보였다. 단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간식 습관 형성을 위해 자일리톨을 98% 함유했다. 레몬맛, 복숭아맛 등 2종이다.
휴롬에프엔비는 성장기 어린이들의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위해 100% 네덜란드 산양유로 만든 고칼슘·고단백 음료 '고트밀키 산양유 프로틴 쉐이크' 2종 신제품도 선보였다.
'영역 파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도 활발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업체 '덴프스'와 협업해 건강기능식품 '프리미엄 비타민 콤플렉스'와 '피쉬콜라겐 펩타이드' 등 2종을 신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비타민 콤플렉스', '피쉬콜라겐 펩타이드'는 합성첨가물이나 화학 부형제를 최소화했다.
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도 지난해부터 가전제품, 뷰티, 여행 상품 등 비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20년 4월 일상에 꼭 필요한 품목들을 모아 KF365(컬리프레시 365)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콩나물, 애호박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다 지난해 6월부터는 키친타올, 미용티슈 등 비식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8월부터는 비식품을 'KS365(컬리세이프 365)' 브랜드로 출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한 우물 경영으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해야 지속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영역 파괴에 집중하고 있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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