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실종 대응 허점 드러난 제주… 위성곤 지사, 민·관·경 '원팀' 안전망 재설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27일 도청서 유관기관 긴급 점검
실종 처리 관리·전산통제 미흡 확인
9월 통합매뉴얼·AI CCTV 75% 추진
자치경찰 152명 투입 특별순찰 확대
1인 관광객 신고·대응체계도 구축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경찰·소방·해경·자치경찰과 의용소방대, 지역자율방재단 등 관계기관·민간 안전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실종·위기사건 대응협의체와 통합매뉴얼을 마련해 기관별 인력과 장비를 하나의 대응체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경찰·소방·해경·자치경찰과 의용소방대, 지역자율방재단 등 관계기관·민간 안전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실종·위기사건 대응협의체와 통합매뉴얼을 마련해 기관별 인력과 장비를 하나의 대응체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최근 실종사건 대응 과정에서 신고 처리와 관리자 확인, 전산 통제의 허점이 확인된 제주가 경찰·소방·해경·행정과 민간 안전조직을 하나의 대응체계로 묶는 안전망 재설계에 들어갔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경찰과 소방, 해경, 행정시, 자치경찰을 비롯해 의용소방대·지역자율방재단·자율방범대·주민자치경찰대 등 민간 안전단체가 참여한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대책의 출발점은 기존 실종사건 대응체계에서 드러난 관리 공백이다.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는 회의자료에서 실종사건 신고 처리는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권을 위임받은 제주경찰청장이 맡고 수사와 수색은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 확인과 전산상 통제가 미흡해 부실하거나 허위로 처리되는 것을 막을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실종·위기사건이 발생할 때 기관별 대응을 하나로 묶는 협의체를 이달 중 구성한다. 도와 자치경찰위원회, 제주경찰청, 소방안전본부, 제주해경, 행정시, 민간 안전조직이 평소 가용 인력과 장비를 공유하고 사건 발생 때 즉시 공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9월 초에는 기관별 역할을 구체적으로 적은 통합매뉴얼도 마련한다. 신고 접수와 상황 판단, 수색·구조, 정보 공개, 가족 지원, 사건 종료까지 단계별 책임과 보고체계를 정하고 경찰이 지원을 요청하면 드론과 수색견, 선박, 인력, 재난문자 등 관계기관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한다.

실종 대응을 경찰만의 업무로 두지 않고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망으로 확장하는 것도 핵심이다. 의용소방대와 지역자율방재단, 자율방범대, 주민자치경찰대, 읍면동 안전협의체 등의 역할을 확대하고 해안가와 올레길, 야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민·관·경 합동순찰을 정례화한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7일 제주도청에서 최근 실종사건 대응 과정에서 확인된 안전관리 사각지대와 제주형 안전망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AI 기반 CCTV 확대와 민·관·경 합동순찰, 1인 관광객 안전 대응체계를 함께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7일 제주도청에서 최근 실종사건 대응 과정에서 확인된 안전관리 사각지대와 제주형 안전망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AI 기반 CCTV 확대와 민·관·경 합동순찰, 1인 관광객 안전 대응체계를 함께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자치경찰단은 당장 28일부터 9월 27일까지 30일간 특별안전대책을 가동한다. 자치경찰 152명을 최대한 현장에 배치하고 주간 순찰은 기존 최대 14개조 28명에서 20개조 40명, 야간은 최대 4개조 8~9명에서 8개조 16명까지 확대한다.

주간에는 올레길과 오름, 해안가 등 인적이 드문 지역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용눈이·백약이·아부·다랑쉬·저지·군산·물영아리오름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오름에는 드론 순찰도 활용한다.

야간에는 탐라문화광장과 누웨모루거리, 올레시장 일대 등 범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거점·도보순찰을 강화한다. 광양시장과 전농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정방동 아랑조을거리, 송산동~자구리포구 등 생활권과 관광객 동선이 겹치는 지역도 집중 관리한다.

스마트 안전망도 확대한다. 제주도는 해안가와 항포구, 생활안전 취약지역에 AI 기반 연안감시시스템과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일반 CCTV의 AI 전환율을 현재 58%에서 2030년 75%까지 높일 계획이다.

AI 탐지 기능도 실종자나 쓰러짐 감지에서 화재와 침수, 폭력, 연안 위험까지 확대한다. CCTV관제센터에서는 관제요원 78명이 24시간 위험지역을 집중 관리하고 실종·위기사건 발생 때 경찰과 소방 등에 현장 영상을 신속하게 제공한다.

장기 실종사건에 대비해 현재 30일인 공공 CCTV 영상 보존기간을 늘리고 저장장치 용량을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에 경찰·소방·해경·행정과 민간 안전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실종·위기사건 공동 대응과 취약지역 순찰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27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에 경찰·소방·해경·행정과 민간 안전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실종·위기사건 공동 대응과 취약지역 순찰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관광 안전도 별도 축으로 강화한다. 숙박업체와 렌터카업체가 1인 관광객의 장시간 연락두절이나 실종 상황을 인지하면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마련한다. 주요 관광지에는 QR코드를 활용한 긴급신고와 위치정보 안내를 확대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안전정보도 제공한다.

제주올레 안내소와 올레지킴이를 통한 안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등 관광시설의 비상 대응체계도 점검한다.

제주도가 관광 안전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배경에는 안전 우려가 장기화할 경우 지역경제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5~25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날이 많았다. 제주도는 최근 안전 이슈가 일일 관광객 감소에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재까지 예약 취소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외 SNS를 중심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관광객 유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경계하고 있다.

제주 안전지표도 엇갈린다. 지난해 잠정 기준 5대 범죄는 6940건으로 전년 7798건보다 11.0% 감소했다.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48명에서 56명으로 16.7% 늘었다. 자살 사망자는 243명에서 218명으로 10.3% 감소했다.

제주는 주민등록인구뿐 아니라 연간 많은 관광객과 체류인구가 움직이는 지역인 만큼 주민등록인구만을 기준으로 한 안전지표로 체감 안전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위성곤 지사는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도정의 기본 책무"라며 "최근 실종사건을 계기로 기존 안전체계의 사각지대와 기관 간 정보공유·공조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소방·해경뿐 아니라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민간 안전조직까지 함께 움직이는 실효성 있는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제주 #실종사건 #안전망 #대응체계 #위성곤 지사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