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채권

AI 전력망 73조 필요한데…한전 '돈줄' 한계, 민간 부담 커진다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한국전력(015760)

AI·반도체發 2040년 전력수요 205.5TWh 추가
고부채 한전, 추가 투자 외부자금 불가피
LMP·민간 전력망 투자로 부담 분산
비수도권 발전사 신용도엔 '변수'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전력망 투자 규모가 7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전력 인프라 투자를 사실상 도맡아온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여력이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민간자본을 전력망 건설에 끌어들이고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를 추진하면서 한전이 짊어졌던 투자·전력구매 부담이 민간 발전사로 분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상 오는 2038년까지 필요한 국내 전력망 투자 규모는 약 73조원이다. 지난해 수립된 계획인 만큼 올해 추가된 AI·반도체 투자계획까지 감안하면 실제 투자액은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전력 수요도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개토론회에서 2040년 전력소비량 기준수요 전망은 기존보다 205.5TWh 상향됐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141TWh, 데이터센터에서 58TWh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AI 시대에 빠르게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한전 단독으로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전의 채무부담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며 창출한 EBITDA의 상당 부분을 이자지급과 이미 계획된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추가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외부자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재원 확보도 쉽지 않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가 시행되면 산업계의 요금 부담은 약 2조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한전에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정부 정책은 한전의 부담을 민간과 나누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개정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민간이 전력망을 직접 건설한 뒤 한전에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LMP를 통해 한전의 전력구매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신 연구원은 "한전의 재무부담을 통제하면서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민간 에너지기업의 역할과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LMP 도입과 RPS 제도 개편, 전력망특별법 개정은 기존 한전이 부담하던 역할과 투자부담을 민간에 나누려는 정책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참여가 늘어도 한전의 고부채 구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민간이 전력망을 건설해도 준공 후 한전이 인수대금이나 사용대가를 지급하면 장기적인 비용 부담은 남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전이 자체 현금흐름으로 채무를 줄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한국전력 #한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