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헬스

"젖먹이 가슴이 왜 이럴까"…생후 10개월 아기에게 찾아온 '사춘기'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생후 10개월 된 젖먹이가 사춘기 발현 징후를 보여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극히 드문 초조기 '중추성 성조숙증(CPP)' 진단을 받은 사례가 알려져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더 미러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소피 뒤마(41)는 딸 시에나가 생후 10개월 무렵 정기 발달 검진을 받던 중 방문간호사로부터 "아기의 유선 조직이 다소 발달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뒤마는 당시 모유 수유 중이었고 영아 특유의 젖살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정밀 검사 결과 뇌에서 사춘기 호르몬 분비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일찍 작동하는 중추성 성조숙증으로 확진됐다.

다행히 원인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뇌종양 등 기저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특발성 질환으로 분류됐다. 현재 만 5세가 된 시에나는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 작용제 주사를 4주마다 맞으며 성장을 정상 속도로 유지하고 있다. 치료는 뼈 나이와 신체 발달 경과에 따라 11~12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성조숙증, 방치하면 '성장판 조기 폐쇄'와 '심리적 위축' 유발

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가슴 몽우리 발달, 고환 크기 증가, 음모 발달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성장 장애와 정서적 부작용을 낳는다. 질환 초기에는 성호르몬 영향으로 또래보다 급격히 자라지만, 성장판이 이른 시기에 닫히면서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신장이 예상치보다 크게 작아진다.

신체 변화에 비해 정신적 성숙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문제도 크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신체 변화나 호르몬성 피부 트러블, 체모 발달 등이 나타나면 또래 관계에서의 놀림, 따돌림, 우울증 등 정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뒤마는 딸이 장기적인 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고 향후 생식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성인기 전 '난자 동결 보존(냉동)' 가능성까지 상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영유아기나 유아기 자녀의 신체 변화를 단순히 살이 찐 것으로만 넘겨짚지 말고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만 8세 이전 여아에게서 가슴 몽우리가 잡히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만 9세 이전 남아의 고환 부피가 커지는 등 급성장 징후가 보이면 지체 없이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찾아 골연령 X선 검사 및 혈액 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추성 성조숙증은 호르몬 억제 주사를 통해 조기에 2차 성징의 진행을 멈추고 뼈 나이의 급격한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성인이 된 후의 최종 키 손실을 줄이고 정상적인 사춘기 주기를 회복할 수 있는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중추성 성조숙증 #소아내분비 전문의 #호르몬 억제 주사 #사춘기 #젖먹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