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보도 없이 끊겼다"…머스크의 스타링크 제한에 우크라 드론 작전 마비
스페이스X, 시속 160㎞ 이상 속도 제한…우크라군 "장거리 타격·방공망 치명타"
젤렌스키-트럼프 갈등 속 조치…머스크 "우크라 지도자 바꿀 때" 동조 후 파장
폴란드 외무 "머스크, 또 정치 놀음하나"…스페이스X·美 당국 상대 진상 파악 착수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해 온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를 일방적으로 제한해 전선 작전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터져 나온 조치여서 '정치적 보복'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기술고문은 텔레그램을 통해 "전날 밤 스페이스X가 이동 중인 군용 패키지(스타실드) 단말기의 작동 속도를 시속 100마일(약 160㎞)로 제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드론 작전은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점령지 내 러시아 진지를 정밀 타격하는 장거리 공격 드론이나 병참 지원 드론에 스타링크를 탑재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일정 비행 속도를 넘으면 통신이 끊기거나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조종사가 실시간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다수의 작전을 포기해야 했다. 베스크레스트노우 고문은 "사전 통보조차 없었다"며 "제트엔진이 달린 러시아 샤헤드 드론을 잡는 요격 드론 운용까지 마비돼 방공망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조치가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중단'을 지속해서 압박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비난했고, 머스크 CEO 역시 11일 "동의한다. 우크라이나가 새 지도자를 찾아야 할 때"라는 댓글을 달며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힘을 실었다. 게다가 미국이 군사정보 공유를 중단한 정황까지 겹치면서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은 우방국의 사전 경고 없이 러시아의 공습에 노출되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 동맹국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과거 머스크와 설전을 벌였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이봐 머스크, 대단한 양반. 당신 제품으로 또 정치 놀음을 하는가? 유럽 고객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 구독 및 운용 비용을 직접 부담해 온 주요 당사국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정부, 스페이스X,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과 긴급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