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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보이자 100km 급가속"···BMW 운전자의 진짜 속셈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A씨, 택시 차선 변경 방해하며 급가속 중앙분리대 충격 후 택시와 다시 충돌 택시가 방향지시등 켜지 않았다고 주장 하지만 사고 영상에서 모두 '거짓' 판명 결국 1심 벌금 300만원, 항소심도 유지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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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그는 도저히 자신의 앞자리를 내줄 수 없었다. 앞서 달리던 택시가 차선을 변경하려 하자 되레 속도를 올렸다. 택시는 결국 차선을 바꾸지 못 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갔지만, 이 과정에서 A씨의 차량은 달리던 1차선 옆에 있던 중앙분리대를 긁었다.

뒤이어 2차선에 있던 택시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어 충돌했다. A씨는 우연히 발생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지만 사고 영상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달랐다. 사고 이후 동승자들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보험사 합의금 일부까지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속 100㎞로 급가속···택시도 들이받아

사건은 부산의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발생했다. BMW 승용차를 운전하던 A씨는 동승자 3명을 태우고 2차로를 달리던 중 앞서 주행하던 택시를 발견했다. A씨는 추월을 위해 1차로로 들어왔지만, 이후 택시 역시 같은 차로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때 A씨가 선택한 것은 감속이 아닌 가속이었다. 시속 95km에서 순식간에 100km를 넘겼다. 속도를 급히 올렸던 탓인지 운전대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서 차량 왼쪽 부분으로 중앙분리대를 충격했다.

하지만 A씨는 멈추지 않았다. 택시는 차선 변경을 포기하고 2차로로 복귀했지만 A씨는 이번엔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 결과 BMW 조수석 앞쪽 측면이 택시 운전석 측면과 부딪혔다.

수사기관 의뢰를 받은 국과수에 따르면 당시 A씨 차량 전방에는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었다. 택시의 차선 변경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고, 충돌을 피할 시간적·물리적 여유도 충분했다.

"A씨 주장 전부 확인 안 돼"

A씨는 택시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아 진로 예상이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충돌 역시 중앙분리대와의 충돌로 인해 차량이 튕겨 나가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영상에서 택시가 방향지시등을 켠 모습이 확인됐다. A씨 차량이 첫 충격으로 튕겨 나가는 장면도 없었다.

사고 이후 A씨의 행동도 석연치 않았다. 그는 사고 당시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허리와 무릎 등이 아팠다며 6일 뒤 인천으로 돌아와 병원에 입원했다.

동승자 3명 역시 입원치료를 받을 정도의 상해나 외상은 없었다. 실제 그 중 한 명인 B씨는 부산 소재 병원에서 입원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럼에도 A씨 권유에 따라 사고 발생 6일 뒤 다른 동승자 C씨와 함께 인천의 한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기간은 3~4일에 불과했고, 일부는 외출하거나 외박하기도 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보험사 합의금의 행방이다. A씨는 동승자들에게 보험사에서 받게 되는 합의금 일부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보험사에서 받은 합의금 100만원 전부를 차용금 변제 등의 명목으로 A씨에게 건넸다. 또 다른 동승자 D씨도 합의금 70만원 가운데 10만원을 지급했다. C씨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보험사기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에 해당하며, 벌금 액수도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전방에서 차선을 변경하려는 택시의 움직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A씨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가속했고,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이후에도 택시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두 번째 충돌은 A씨가 감속하거나 1차로를 따라 정상적으로 직진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동승자들이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상해를 입지 않았음에도 사고 발생 6일 뒤 입원했고, 일부가 보험사 합의금을 A씨에게 건넨 사실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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