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배달로 월 330만원 벌었다"…외국인 유학생 '꿀알바' 단속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유학생이 배달업 등 취업이 금지된 업종에서 일하다 적발되면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강제퇴거 또는 출국명령 처분을 받게 된다. 정부는 불법 배달라이더뿐 아니라 이들을 고용하거나 알선하는 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정책위원회 산하 '국경·체류·안전 실무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외국인 불법 취업과 관련 범죄에 대한 범정부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회의에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관계 기관이 참석했다.
단속은 법무부와 경찰청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외국인 배달라이더의 불법 취업 여부뿐 아니라 배달대행업체가 조직적으로 불법 고용하거나 취업을 알선하는 행위까지 조사할 방침이다. 무면허 운전과 다른 사람 명의의 배달 계정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협력을 확대한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처분 기준도 강화됐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배달업과 유흥업 등 취업이 제한된 분야에서 유학생의 불법 취업이 확인되면 적발 횟수에 상관없이 강제퇴거 또는 출국명령을 내리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배달 플랫폼을 통한 불법 고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도 추진된다. 국토부는 실제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배달업체에 대한 관리와 점검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련 범죄 예방을 위해 전국 출입국·외국인청은 치안 우려 지역과 사업장 69곳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지정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도 단속에 참여해 불법 유상 운송과 무면허 운전을 점검하고 합동 순찰을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무단 출도와 불법체류 및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가 주요 단속 대상이다. 법무부는 관계 기관과 합동단속을 진행하는 한편 해양경찰청 등과 관련 정보 공유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불법 취업과 관련 범죄에 대한 관계 기관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외국인 불법 배달 라이더 등 위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질서 있는 외국인 체류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은 유학 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이 배달라이더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았더라도 배달 업무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배달업에 불법 취업했다가 적발된 외국인은 크게 늘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배달업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1132명이었다. 지난해 전체 적발 인원인 67명과 비교하면 약 16.9배에 달한다. 적발 인원이 크게 늘어난 데는 단속 강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유학생 사이에서는 배달 아르바이트로 상당한 수입을 얻었다는 경험담도 공유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베트남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는 "한국에서 유학하며 배달로 한달에 330만원을 벌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평일에는 하루 9시간, 주말에는 12시간씩 배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학생에게 배달 일을 권하는 게시물도 공유됐다. 배달과 학업을 병행하기 편하도록 수업 부담이 적은 대학을 정리한 목록뿐 아니라 단속에 대응하는 방법까지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배달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배달 플랫폼이 불법 취업에 대한 관리에 소홀하다"며 "불법 취업에 관여한 협력사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