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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억달러 털고 수천 곳에 뿌렸다"…북한 해커들의 수상한 돈세탁[1일IT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올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89% 北 연계"
2021년 15%에서 5년 만에 급증
북한 연계 추정 피해액, 132억4000만달러...전체 약 59% 차지

2021~2026년 북한 연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및 전체 피해액 대비 비중 추이. 체이널리시스 제공
2021~2026년 북한 연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및 전체 피해액 대비 비중 추이. 체이널리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의 약 90%가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약 64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해킹 사건도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됐다. 북한 해킹 조직이 탈취 자금을 수천 개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분산시키는 등 자금세탁 수법까지 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고된 전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가운데 북한 연계로 추정되는 피해 비중은 약 89%에 달했다. 2021년 15%에 불과했던 비중이 5년 만에 급증한 것이다.

해킹 한 건당 피해 규모도 크게 늘었다. 북한 연계 해킹의 평균 피해액은 2021년 5065만달러에서 올해 1억8565만달러로 약 3.7배 증가했다. 2021년부터 올해 10월 29일까지 발생한 전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223억4000만달러 가운데 북한 연계 추정 피해액은 132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약 59%를 차지했다.

최근 발생한 바이낸스 해킹 사건도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월 31일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했다. FBI는 이번 공격을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의 활동으로 규정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는 여러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는 핫월렛을 통해 대규모 가상자산이 무단 유출됐다. 체이널리시스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64억달러로, 역대 최대 가상자산 해킹 사건이다.

북한 연계 정황은 탈취 자금의 이동 경로에서 드러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바이낸스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지난 9월 발생한 비트겟 해킹 사건의 탈취 자금과 연결된 사실을 포착했다. 비트겟 사건 역시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으로 지목된 바 있다.

자금세탁 방식도 한층 복잡해졌다. 해커들은 탈취 자금을 수천 개의 지갑 주소로 분산시키고 짧은 시간에 수천 건의 거래를 발생시켰다. 여러 지갑 사이에서 자금을 반복적으로 이동시키거나 기존 주소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추적을 어렵게 했다. 일부 지갑에서는 정확히 1TRX를 받은 뒤 자금을 재분배하는 자동화된 거래 패턴도 확인됐다.

탈취 자금의 동결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해커들은 발행기관이 동결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이더리움(ETH) 등 중앙 발행기관이 없는 가상자산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이에 수사기관과 가상자산 발행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으며,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약 28억달러의 탈취 자금이 동결됐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북한 연계 가상자산 해킹은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업계 전반의 주요 보안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바이낸스 사건에서 확인된 온체인 연결고리는 블록체인 분석이 공격 배후를 파악하고 탈취 자금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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