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20일 대전 대덕구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호우 대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진 2025년 6월 20일 뉴스1
지난주부터 장마라는데, 영 장마 같지가 않습니다. 예전엔 장마철이라고 하면 비가 하루가 멀다하고 지겹도록 내렸죠. 그저 장마 끝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뿐이었는데요. 요즘 장마는 어떤가요? 비가 오락가락 감질나게 내리는 통에 오히려 비가 언제 오나 기다릴 지경입니다. 또 과거에는 장맛비가 전국의 여러 지역에 걸쳐 '주룩주룩' 내렸다면, 요즘 장마는 국소적으로 '왕창' 쏟아집니다.
2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지하차도가 폭우로 인해 통제되고 있다. ⓒ사진 인천시 제공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6월 인천 서구에선 시간당 강수량 176.5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수도권 평균 강수량인 52.1mm의 3배가 넘는 비가 인천 한 곳에 쏠린 겁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정체전선(장마전선)의 비구름대가 띠처럼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압축된 정체전선으로 인해 지역별 강수 편차가 커지고, 좁은 공간에 갇힌 수증기가 더욱 불안한 대기를 만들며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 호우가 무작위로 발생합니다.
시간당 50mm 이상 폭우 시 발송되는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 예시. 클릭 시 실시간 강우량과 기상 레이더 정보(kma.go.kr) 확인 가능. ⓒ사진 기상청 제공
날씨 변화가 잦은 장마철에는 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우, 침수, 폭염 등 기상 특보에 대비해 재난 문자 수신 설정을 활성화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6월 21일, 부산에서는 시간당 61.2mm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상 관측 이래 부산 지역 사상 최고 수준의 폭우였습니다. 하지만 시간당 몇 mm라는 숫자만 봐서는 그 비가 얼마나 심한지 체감이 잘 되지 않죠. 이럴 땐 미리 체감 강수량 기준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주변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 2024년 7월 8일 뉴시스
시간당 강수량이 5~10㎜일 경우, 우산을 써도 옷이 많이 젖습니다. 보슬비보다 약간 센 정도로, 머리와 어깨, 소매 등이 금세 축축해집니다. 20~30㎜ 수준이 되면 바닥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우산을 써도 바지와 신발, 양말까지 젖게 됩니다. 저지대는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금세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30㎜를 넘기면 저지대 침수가 본격화되고, 하수구가 넘치는 등 홍수 피해 우려가 커집니다.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가 이 수준 이상일 경우, 도심 침수나 하천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당 강수량이 50㎜를 넘어서면 재난 문자 발송 대상이 됩니다. 운전 중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작동시켜도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실제로 부산에서 시간당 61.2㎜의 폭우가 쏟아졌을 당시, 도로 곳곳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하수구 역류에 의해 도로 위 맨홀 뚜껑이 열리며 30대 여성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운전자들은 앞을 보기 어려워 속도를 줄이거나 차량을 멈춰야 했습니다.
시간당 100㎜에 이르면 차량이 물에 떠내려갈 수 있고, 하천 범람과 함께 건물 지하나 하층부 침수 위험도 커집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 기록은 2002년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당시 강릉에서 관측된 145.0㎜/h입니다.
폭우로 물이 고인 도로를 달리는 차량. 장마철 침수 위험과 수막현상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장마철에는 폭우로 인해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 속 점검이 우선돼야 합니다. 집 앞 배수구나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쌓여 있으면 빗물이 제때 빠지지 못해 도로와 주택가가 순식간에 물에 잠길 수 있습니다. '내 집 앞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주기적으로 점검해 침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정비가 어렵다면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해 조치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베란다 창틀이나 창문 틈새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던 창문이라도, 장대비가 바람을 타고 들이치면 작은 틈으로도 실내에 빗물이 스며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 마감이 오래됐거나 창틀에 벌어진 틈이 있다면, 방수 테이프나 실리콘으로 미리 보수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자의 경우, 빗길을 주행하기 전 차량 점검이 필수입니다. 시야 확보에 중요한 와이퍼, 전조등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타이어는 마모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젖은 도로에서 제동력이 떨어져 수막 현상이나 미끄럼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전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평소보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하주차장이 폭우로 침수되면서 차량 여러 대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 연합뉴스
또한, 차량을 주차할 땐 지하 주차장이나 저지대는 침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특히 호우 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차량이 물에 잠기기 쉬운 반지하나 지하 공간보다는 고지대나 지상 주차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행자 역시 장마철 빗속에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특히, 빗물로 잠긴 도로 위 맨홀은 잘못 밟을 경우 뚜껑이 들리거나 사람이 빠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산으로 시야가 가려지기 쉬운 비 오는 날에는 맨홀 주변을 피해 걷는 등 바닥을 주의 깊게 살피며 보행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에서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강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유해한 유독물질과 미생물로 인해 발생하는 식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름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날씨는 식중독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식중독 환자 수는 약 2,061명으로 평월 대비 약 9배에 달했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식재료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요리 전 식재료 손질에 각별히 주의하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마철 평균 습도는 80~90%에 이릅니다. 습도가 70%만 넘어도 곰팡이와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는데, 이런 유해 물질들이 공기 중을 떠다니다가 피부, 호흡기, 안구 점막 등에 닿으면 알레르기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내 습도는 제습기나 제습제 등을 활용해 40~50% 사이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요즘 장마는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와 무더위가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침에는 덥다고 반팔을 입었다가 오후에 폭우가 쏟아지면 습도로 인해 체감 온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이처럼 체온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 신체의 항상성이 무너지며 면역력이 저하되고, 감기 등 감염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장마철 외출 시에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큰 우산을 써도 비가 여러 방향에서 쏟아지면 몸이나 신발은 젖을 수밖에 없습니다. 레인코트는 그런 상황에서 유용하죠. 레인코트는 우산으로는 가리기 어려운 옆구리, 팔, 허벅지까지 빗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줍니다. 여기에 레인부츠까지 더하면 말 그대로 장마철 완전 무장입니다. 요즘은 직장인에게도 부담이 없는 무난한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애니웨더 첼시 레인부츠'. 장마철 침수 예방에 효과적인 방수 신발로, 출퇴근길 필수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빈폴액세서리 제공
구두나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 날이라면, 외출 전에 방수 코팅제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원하는 부위에 코팅제를 분사하면 방수 보호막이 형성되어 신발이 젖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이 제품은 비에 약한 천 소재의 가방이나 재킷에 뿌려 쓸 수도 있습니다.
장마철 필수템, 의류·신발에 뿌리는 다이소 방수코팅제. ⓒ 사진=다이소몰(https://url.kr/hu6qzl)
비에 젖은 옷은 그나마 금세 마르지만, 신발은 그렇지 않죠. 비로 인해 신발이 이미 젖어 버렸다면 휴대용 신발 건조기가 유용합니다. 휴대용 신발 건조기는 신발 안에 꽂아 열풍을 발생시키는 방식인데요, 축축한 신발을 빠르게 건조시킬 수 있어 유용합니다.
경인전자의 본앤메이드 '브리즈케어'는 자외선(UV)과 자연풍을 활용해 장마철 젖은 신발을 빠르게 살균·건조하는 휴대용 신발 건조기다. ⓒ사진 경인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