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SI ´연쇄 헐값매각´우러…기대 못미친 쌍용정보 매각대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3 05:35

수정 2014.11.07 16:52


올해 500억원의 순익이 예상되는 우량 시스템통합(SI)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이 미국의 캐피털업체인 칼라일에 헐값으로 매각됨에 따라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 다른(SI)업체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과 채권은행단은 매각대금으로 약 9000억원을 예상했으나 3일 발표된 최종가격은 기대금액의 절반에서 3분의1 수준인 3000억∼44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쌍용정보의 헐값 매각으로 가장 곤혹스런 곳은 현대전자(59.11%)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7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정보기술.

현대정보기술의 한 관계자는 “SI업체의 가치는 무형의 자산이 반영되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체처럼 정확히 계량하기 힘든 특성이 있다”면서 “쌍용정보의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지분 매각협상시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 초부터 미국의 페로재단 등 해외펀드와 끊임없이 인수협상을 진행해 온 코스닥 등록업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전자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작업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4분기 페로재단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측이 매각을 위한 1차 실사를 끝낸 상태다.

대우정보시스템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업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페로재단이 현대정보기술보다 먼저 눈독을 들이던 업체로 홍콩계 펀드자금이 유입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로 등과의 인수설이 간간이 나돌았다.

반면 미국 EDS 지분의 50% 중 30%를 재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LG-EDS시스템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LG와 EDS측은 매매가격을 놓고 장기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몇백억원에 달하는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쌍용정보통신이 시스코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정보기술(IT)업체가 아닌 펀드에 매각됨으로써 당초 우려했던 SI업계의 파장은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IT기업이 쌍용을 인수할 경우 장비판매를 무기로 한 마케팅 등으로 다소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됐다”면서 “그러나 자본차익을 주목적으로 하는 캐피털 업체에 넘어감으로써 SI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쌍용정보통신이 주력사업인 국방사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회사에 안보문제가 걸린 국방사업을 맡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최소한 주계약자 자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쌍용측은 “LG-EDS 등 다른 업체들도 외자가 50% 이상 들어와있다”면서 “외국인이 대주주라고 국방사업을 못한다는 것은 업계의 현실을 호도한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 hjjojo@fnnews.com 조형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