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금리인하…한발 물러선 韓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7 06:18

수정 2014.11.07 14:05


지난 2월부터 콜금리를 5개월째 연 5.0%에 묶어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행보에 드디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은은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앞으로 경기부진 지속여부를 유의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단서를 덧붙였다.이는 콜금리를 인하하기 한달전인 지난 1월 금통위 회의에서 ‘향후 경기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신축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한은은 7월 콜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경제 여건 가운데 물가를 가장 앞세웠다.이렇듯 올들어 한은은 줄곧 물가불안을 가장 강조했지만 유독 지난 1월 금통위에서만 경기상황에 최대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이는 2월의 콜금리 인하로 연결됐다. 따라서 한은이 7일 금통위 회의후 경기부진 지속 여부를 유의하겠다고 밝힌 것도 7월께 금리를 내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할 경우 결코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7월이후 한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특히 한은 내부에서는 여전히 금리인하 반대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은내부에서 금리인하에 반발하는 이유로는 ‘4대 불가론’이 꼽히고 있다.첫번째 이유로는 물가불안이 지목되고 있다. 전철환 한은 총재도 7일 금통위 회의 후 “올해 물가안정 목표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두번째 이유는 모처럼 소생기미를 보이는 회사채 시장에 미칠 악영향이다.언뜻 보기에는 정책금리 인하가 회사채 시장에 도움이 되는 듯 하나 지난해 2월 이후 3차례의 콜금리 변경사례에서 보듯 장기금리는 정책금리와 명백한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번째는 내외금리차다.한국의 금리가 선진국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 국제 투자자금의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네번째 이유는 아직도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는 점이다.섣부른 부양책으로 퇴출돼야 할 기업들에 꿀물이 들어갈 경우 그동안의 구조조정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내부의 이같은 금리인하 반대움직임에도 불구, 금통위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다분히 외부의 압력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재경부 등 정부는 그동안 한은에 대해 경기부양 차원의 금리인하를 보이지 않게 강요해 왔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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