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보안경비업계 ‘新삼국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06 06:43

수정 2014.11.07 12:47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무인전자경비시장을 놓고 에스원과 캡스, 첩시큐리티 등 보안경비업계의 이른바 ‘빅3’가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세계 2위의 보안경비업체인 첩시큐리티의 한국상륙으로 불거진 보안시장 쟁탈전은 인수합병(M&A), 외국 자본 유입 등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그동안 국내시장을 양분해 온 에스원과 캡스의 2강 체제를 무너뜨리는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첩시큐리티의 한국 상륙=첩시큐리티는 지난 1818년 영국 왕실 경비를 위해 설립돼 현재 전세계 160여개 지사에 종업원 4만여명을 두고 있는 영국의 전통 있는 보안업체.

현재 일본의 세콤사나 미국의 타이코그룹이 에스원과 캡스에 각각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지만 외국계 보안경비업체가 단독 법인 형태로 들어오기는 첩이 처음이다.

첩은 이미 지난 6월 국내에 법인을 설립, 국내 16개 경비사들과 업무제휴협정을 맺는 등 한국시장 진출준비를 마쳤으며 올해 말까지 제휴업체를 30여개사로 확대하고 현재 100억원인 자본금을 내년에는 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첩은 우선 무인방범을 시작으로 영업기반 확보 후 화재감시, 원격의료, 모니터링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준구 첩시큐리티코리아 사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인정받고 있는 화재경보시스템과 의료보안시스템 등 다양한 선진시스템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보안업계=에스원과 캡스는 첩의 한국 상륙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광범위한 시설 투자·기술개발 비용, 대규모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보안산업의 특성상 다국적 기업인 첩의 한국 상륙은 분명 위협적인 존재라는 인식에서다.

업계에서는 첩이 딜러제도를 도입하고 중소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브랜드를 통합, 에스원 및 캡스와의 동등한 입장에서 영업이 가능한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시장잠식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특히 첩과 유사한 전략으로 맞서온 캡스의 경우 M&A 및 딜러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이는 딜러에 대한 통제력 저하 및 이탈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에스원과 캡스의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에스원은 스마트카드 사업과 대형건물보안 통합시스템(BMS), 아파트 보안통합시스템(TAS) 등으로 선두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스마트카드 사업은 시장형성기인 오는 2003년에는 300만장 이상의 카드를 보급, 매출액 300억원을 올리고 오는 2005년에는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캡스도 약 30억원을 투자해 서울 삼성동 본사에 전국을 관장할 수 있는 제2 종합관제센터를 마련하는 등 첨단경비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캡스는 3년여 동안 30여개의 군소 경비업체를 인수했고 현재 14만명의 고객을 올해 말까지 19만명으로 확보해 에스원을 맹추격하는 한편, 첩의 입성을 사전에 방지할 방침이다.

/ kubsiwoo@fnnews.com 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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