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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프트패치’ 다시 논란



미국 경제에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후퇴)’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지, CNN머니,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4일(현지시간) 월간 신규취업자수, 구매관리연구소(ISM)지수, 실업률 지표 등이 논쟁을 재점화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5월 미국 신규취업자수는 7만8000명으로 지난 200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 4월 신규취업자수 27만4000명은 물론 월가 예상치 17만5000∼18만5000명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같은날 발표된 ISM 비제조업(서비스업)지수 역시 4월의 61.7보다 낮은 58.5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활동은 미국 경제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요 항목이다.

월가는 지난주 초 발표됐던 ISM 제조업지수에 대해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중단 계기가 될 것이라는 당초의 긍정적 평가를 버리고 미국경제 둔화 우려에 초점을 잡는 모습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신들은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 미국 경제 비관론과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며 위기론을 경계했다.

◇확산되는 비관론=월가가 예상한 5월 신규취업자수는 최저 14만5000명, 최대 24만명 수준이었다. 지난 3일 발표된 신규취업자수는 이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앞서 발표됐던 ISM 제조업지수에 대한 재해석을 몰고 올 정도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HSBC 이코노미스트인 이언 모리스는 “금융시장은 취약한 고용성장세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5월 지표를 넘어서는 고용확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소비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잇달아 발표되는 저조한 경제지표들이 FRB의 금리인상 중단을 예상보다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와초비아 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비트너는 “7만8000명이라는 신규 취업자수는 연착륙으로 규정하기에는 미흡한 숫자”라며 “이달 하순 발표되는 도·소매 물가지표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FRB가 조만간 금리인상 기조를 멈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특히 5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4월 물가상승률 3.5%를 크게 밑도는 0.2%에 그치고 있어 FRB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라앉힐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전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자리에서 물러난 로버트 맥티어 텍사스농공대(텍사스 A&M) 학장은 “올 연말께 FRB 연방기금 금리가 3.5%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관론 과장됐다=지난주 경제지표를 토대로 한 비관전망에 대한 비판 역시 만만찮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 2년간 350여만명분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주택보유율이 사상 최고로 올랐으며 공장 생산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NEC) 의장인 앨런 허바드도 “전반적인 추세를 보는 게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모든 지표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우리는 지금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글래스먼은 “5월 고용지표는 끔찍한 수준은 아니다”며 “경제가 잘못되지는 않았으며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있지도 않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반박했다.

고용지표 해석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5월 신규취업자수가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실업률은 지난 2001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5.1%로 낮아졌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지난 6개월간 평균 취업자수가 매달 17만5500명에 이르러 이전 6개월보다 14% 가까이 급증했다는 점도 긍정적 지표로 꼽았다.

한편 외신들은 비관·긍정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는 29∼30일 열리는 FRB의 통화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RB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이코노미스들의 전망이 일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