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등 절상 통해 美 무역적자 해소”…IIE 보고서 파문
원화가치가 지난 2002년 이후 달러화에 대해 상당 폭 절상됐으나 앞으로 19%가량 추가 절상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말 ‘제2의 플라자 합의’를 동원해서라도 각국 통화의 가치를 끌어올려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확인돼 올해초 급격한 환율 하락이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국제금융센터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소재 국제경제연구소(IIE)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현재 미 달러화가 플라자합의가 도출된 지난 85년 당시와 같이 심각하게 고평가됐다”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신흥국가들까지 포함한 20개국(G20)이 참여하는 ‘제2의 플라자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라자합의는 지난 85년 9월22일 뉴욕 플라자 호텔서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재무 장관이 달러화 평가절하에 협조, 미국 무역적자 개선을 돕겠다고 약속한 것을 말한다.
IIE는 제2플라자 합의에 참여할 20개 국가를 현재보다 달러대비 가치가 40% 이상 추가 절상돼야 하는 Ⅰ그룹(13개국), 15∼40% 절상이 필요한 Ⅱ그룹(6개국), 특별한 목표 절상률이 필요없는 Ⅲ그룹(7개국)으로 나눴다.
한국 원화는 지난 2002년 이후 달러에 대해 실질적으로 22% 절상됐으나 적정 환율까지는 아직 19.2%의 절상이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돼 유로화(20.6%), 인도(31.5%), 영국(25.3%) 등과 함께 Ⅱ그룹으로 분류됐다.
Ⅰ그룹에는 중국 위안화(43.3%)를 포함, 일본(62.4%), 대만(51.1%), 홍콩(74.5%), 싱가포르(92.1%), 말레이시아(60.6%), 필리핀(41.8%) 등 주요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 대거 포함됐다.
IIE는 보고서에서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미국 당국자들은 외국 중앙은행이 추가로 외환보유액을 늘리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고 환율 압력 대상을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아시아 통화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2의 플라자 합의론’에 대해 “미국내 위기의식이 지난 80년대보다는 크지 않고 중국 등 신흥국가와 미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다룰 마땅한 국제 협의체도 없는 만큼 조기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연구원은 “조기 타결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이처럼 제2의 플라자 합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달러화 가치의 취약성이 부각, 달러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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