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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여전히 ‘소비강국’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31 14:19

수정 2014.11.07 00:17



美 지난해 번돈보다 많이 써,日 일자리 늘어 지출도 증가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A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와 일본 통계국이 각각 발표한 지난해 12월 가계소비지출은 각각 0.9%, 0.4% 증가했다.

일본은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회복을 바탕으로 세계경제 발전의 새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미국은 당초 우려와 달리 왕성한 소비자들의 소비욕구 덕에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해 벌어들인 소득보다 더 많이 써 연간 기준으로 지난 1930년대 초반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저축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칠줄 모르는 미국 소비자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들은 내구재를 잔뜩 사들였고 덕분에 소비지출은 11월에 비해 0.9%가 늘었다. 특히 소비지출 증가율 0.9%는 이 기간 개인소득 증가율 0.4%의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경기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어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무색하게 미국 소비자들이 앞다퉈 물건을 사들인 것이다.

아이디어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파월은 “소비자들은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기 있다”고 말했다.

소득증가율을 웃도는 왕성한 소비욕으로 지난해 저축률은 마이너스 0.5%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 외에 소비를 위해 그동안 저축해 놓은 돈을 빼내 쓰거나 빚을 더 많이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기준으로 저축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대공황 당시인 1932년의 마이너스 0.9%, 이듬해인 1933년의 마이너스 1.5% 이후 처음이다.

AP는 그러나 대공황 당시와 지난해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대공황 때에는 생활비 충당을 위해 저축을 까먹었지만 지난해는 두자릿수 집값 상승과 고용증가 등으로 재산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이른바 ‘부의 효과’에 따라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이 소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미국의 집값 거품이 빠지고 있어 소비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고용이 늘고 있고 기업지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며 왕성한 소비지출 덕분에 올 1?4분기 미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이 밝다고 낙관하고 있다.

■세계경제 신성장 동력 일본

그동안 주머니를 꼭꼭 싸맸던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회복세가 완연해졌다.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씀씀이가 커져 지난해 12월 0.4% 소비지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일본경제의 소비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고용 상황도 개선추세다.

지난해 12월에는 실업률이 당초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4.4%로 떨어졌다. 특히 이 기간 취업성공률이 1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직자들이 모두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것이다.


HSBC 증권 일본 사무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모건은 “현 시점에서 먹구름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일본이 앞으로 세계경제 성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2.5%로 추산되는 일본경제 성장률이 올해 2.6%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홀딩스 산하 금융경제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소비지출에 따른 성장은 일본 경기 회복의 안정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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