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세금에 발묶인 주택시장/정영철기자

파이낸셜뉴스

“부동산을 사고 팔 때 내는 세금이 너무 무거워 거래가 안 되는 것도 집값 하락을 막는 한 원인이다.”

“지방 세수가 확충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부동산 거래세를 더 내리긴 힘들다.”

거래세를 두고 시장과 정부는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부가 말을 바꾼 것이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낮춘다고 했다가 이를 뒤집었다.

세수 부족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극화 해소를 최대 화두로 삼았다. 세 부담 없는 방법을 쓰겠다고 했지만 누군가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 또한 뻔한 이치다. 그래서 거래세 추가 인하 철회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세금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줄어들 세금이 줄지 않았으니 간접적 부담 증가다.

정부의 말 바꾸기가 자칫 양극화 해소를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부터 실거래가 신고제가 전국적으로 시작되면서 서울 비 강남권과 지방에서는 거래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은 이미 실거래가로 세금을 내지만 강북 등은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시가표준액으로 세금을 납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실거래가 적용으로 비 강남권 세금도 2∼3배 늘어나게 됐다.

강남에 입성하는 사람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실거래가 취·등록세를 그대로 내면 된다. 하지만 강북에 집을 사는 서민들은 올해부터 훨씬 많은 세금을 물게된다.

강북 집 주인들은 “집값이 떨어져도 사려는 사람조차 없는데 세금까지 오르니 집 팔기가 훨씬 어렵다”며 볼멘 소리다. 세수 확보에만 연연하지 말고 부동산 시장 전체를 보는 정책을 주문하고 싶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확 줄었다. 강남 일부 지역에서만 호가가 치솟고 있다. 많은 시장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때 내는 높은 거래세·양도세 등이 매물 출현을 막고 강남권 집값을 지탱하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장기적인 보유세 인상에 맞춰 거래세와 양도세는 낮춰 거래에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 시장은 풍부한 매물과 활발한 거래가 전제될 때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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