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단독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매물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웬만한 주택의 대지면적이 100평이 넘어 '알짜 부자촌'으로 유명한 서울 용산 한남동·이태원과 성북구 성북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깊은 동면에 빠졌다.
2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작년 8·31대책 후 매수문의는 거의 스톱됐다. 그런데도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부담에 떼밀린 매물이 계속 출회되면서 중개업소마다 매물만 수북이 싸놓고 있는 실정이다. 다급한 일부 주인들은 "수수료를 더 줄테니 팔아달라"며 성화지만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썰렁한 분위기는 경매시장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부대책 직후부터 6억원 이상 고급주택 매물이 배이상 늘었지만 낙찰가율과 경쟁률은 큰폭으로 떨어지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도 엷어지고 있다.
■고급주택, 찾는 이가 없다
성북동, 한남동 등 대형 고급주택촌 일대는 가뜩이나 부족한 매수세가 작년 8·31대책 후 아예 사라지면서 거래는 없고 매물만 늘고 있다.
'1세대 부촌'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동구부동산 이일한 사장은 "세부담으로 매물은 느는데 매수자가 없어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면서 "어떤 주인들은 '수수료를 더 줄테니 빨리 팔아달라'고 재촉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의 성암부동산 사장도 "지난해 8·31 이전에는 실수요자들의 입질이 꾸준해 종종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매수세 자체가 실종됐다"면서 "200평 이하 주택의 경우 평당 1000만원선에 나와있지만 호가가 별 의미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산구 한남동·이태원동 일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남동에 있는 동서부동산 사장은 "평수가 100평 이상이다 보니 거의 종부세 대상에 포함돼 수요자들이 매입을 주저하고 있다"며 "보통 평당 1200만원선에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동의 C부동산 관계자는 "계속 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가격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며 "평당 1500만원에 매도호가가 나와있지만 이 가격에 거래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 경매 물건 '봇물'
경매시장에서도 8·31 이후 6억원 이상 고급주택 물건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지역에서만 20건이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올 1월에는 40건으로 배나 증가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최근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경매물건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 경기침체 여파와 정부 부동산 안정정책이 맞물려 일어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낙찰가율과 경쟁률은 뚝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8%에 달했지만 그후 큰폭으로 떨어져 지금은 80% 후반에 머물고 있다. 입찰경쟁률도 같은 기간동안 3.43대 1에서 2.87대 1로 하락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종합부동산세 기준 강화 등으로 고급주택에 대한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면서 "아파트와 달리 철저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고 시세차익을 내기도 어려워 낙찰가율은 당분간 약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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