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우려되는 급격한 보유세 증가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8000만원에서 최고 5억원까지 급등해 ‘보유세 폭탄’이 현실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56평형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이 지난해 6억8800만원에서 9억7600만원으로 올라 500만원 가까운 보유세를 내야할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175만2000원의 재산세만 납부했지만 올해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돼 세금 부담이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이의는 없지만 과도한 세금 부담이 ‘조세 저항’을 부를 수도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시가격 상승률보다 재산세 등 보유세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게 우선 문제다. 송파구 한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이 42% 올랐지만 보유세 증가율은 183%에 이른다. 여기에다 재산세와 종부세에 따라붙는 교육세·농어촌특별세 등 부가세를 감안하면 실제로 내야하는 보유세 부담은 지난해의 3배에 육박한다.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은 종부세 부과 대상이 지난해 9억원(기준시가)에서 올해는 6억원으로 낮아진데다 과표도 기준시가의 70%(지난해 50%)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와 같거나 일부 내린 지역조차도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가 재산세와 종부세의 공시가격에 대한 과표 적용비율을 단계적으로 강화키로 함에 따라 기준시가가 똑같아도 종부세는 올해부터 매년 15% 안팎, 재산세는 오는 2008년부터 10% 이상씩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래세는 낮추되 보유세를 늘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잠재우겠다는 정부 정책에 이의는 없지만 보유세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과도한 세금 부담은 오히려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행 첫해부터 정부가 물러날 수는 없다. 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럴 수는 없다. 그러나 과도한 보유세 증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유일한 방안인지 정부 관계자들이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 과도한 세금 부담이 부동산 가격을 일시적으로 안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폭등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는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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