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당정협의는 조만간 새 경제팀이 출범할 경우 정부 정책이 경기부양쪽으로 돌아설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반대해온 여권의 기존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입장 선회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내년까지 경기가 침체될 경우 전통적인 지지층인 서민층과 중산층이 붕괴될 것인 만큼 하반기부터 내수경기 회복에 맞춘 경기부양 중심의 경제운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경제운용 내수경기 회복에 초점
우리당은 이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당정협의회에서 “내수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춰 금리정책과 재정정책을 적극 운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당 정책 사령탑인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여당은 서민경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거시정책과 미시정책과 관련한 각종 경기부양책을 적극 주문했다.
김근태 당의장도 “정부는 지표경제가 나쁘지 않다고 하고 5% 내외의 성장을 말하지만 국민총소득(GNI)은 0.5% 상승에 지나지 않아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작을 수밖에 없다”면서 “지표경제와 더불어 서민경제 회복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석현 비대위원도 “이자율 인하, 기업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을 중심으로 한 정부지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박명광 비대위원도 “최소한 6%의 성장률을 올려야 경제가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조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1∼2% 추가 성장 필요
강정책위의장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 “올해 상반기 6%대였던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 4%대로 낮아지면 유가 상승 등으로 GNI는 거의 늘지 않아 1∼2%의 추가 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을 감안해 금리와 재정지출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정책위의장은 강조했다.
특히 금리와 관련해 강정책위의장은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덩달아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재정지출에 대해서도 “올해 같은 경우 예년처럼 예산조기 집행을 안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집행해야 할 재정사업규모가 88조원에 이른다”면서 “예산 불용이나 이월이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예산 집행을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종원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여당이 요구하는 재정정책은 재정 집행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것이지 재정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추경이나 금리인하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출범할 새 경제팀이 경기부양에 나서더라도 추가경정예산편성 등 적극적이고도 인위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고 예산집행 독려 등의 소극적인 부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안 출자총액제 폐지 등 투자활성화 주문
강정책위의장은 기업규제완화, 민자사업 집행강화 등의 미시정책도 적극 주문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관련, 올해안에 법을 고쳐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면서 “출총제를 폐지할 경우 더 많은 기업규제 장치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지주회사의 요건을 완화해 순환출자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정책위의장은 또 “민자유치사업이 말만 무성하고 진척되는 것이 별로 없다”고 비판하면서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집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업도시에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혁신도시 지구지정이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 rock@fnnews.com 최승철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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