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2차협상]美 “쌀·약제비부문 양보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10일 본격 시작된 가운데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핵심 쟁점인 쌀시장 개방과 개성공단, 약제비 문제 등에 대해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전기나 수도와 같은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통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양보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인 시장 개방 품목을 정하지 않고 개방 불가 품목의 비율을 먼저 확정한 뒤 나머지는 모두 개방한다는 양허원칙을 합의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혀 민감품목이 많은 우리 협상단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겠다는 협상전략을 내비쳤다. 커틀러 대표는 10일 협상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협상을 깰 만한 요소가 없어 성공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쌀시장, 개방 요구할 것
커틀러 대표는 한국의 쌀시장에 대해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커틀러 대표는 “한국이 (쌀시장 개방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 조금 더 증가된 시장접근을 위해 우리 (대표단) 가 일할 것이라는 점은 비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의 약제비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이 얼마 전에 발표한 포지티브 리스트가 노령화되고 있는 인구와 이에 따른 약품 구입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한국정부의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서 커틀러 대표는 “한·미 FTA는 미국과 한국에서 만들어진 물품에 한한다는 지난 2월 롭 포트먼 당시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말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며 양보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미국, 개방불허 품목 비율부터 정하자
철저한 비공개리에 진행된 첫날 협상에서 양국 협상단은 예상대로 각 분과에서 팽팽히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상품무역과 농업, 위생검역, 금융서비스 등 8개 분과에서 협상이 진행됐다.
미국 협상단은 협상에서 구체적인 개방 품목 리스트(양허안)를 일괄 교환하자는 우리 협상단의 요구에 맞서 양허안은 3차 협상 전에 교환하는 대신 개방 품목의 비율을 먼저 정한 뒤 나머지 품목은 모두 개방토록 하는 양허원칙을 먼저 약속하자고 요구해 난항을 겪었다. 농산물 등 민감 품목이 많은 우리 협상단으로서는 미개방 품목의 비율을 먼저 정하고 협상을 하게 되면 그만큼 협상 공간이 좁아지게 돼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고조되는 반대시위, 충동 불가피
협상이 진행될수록 한·미 FTA 반대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미 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이날 협상장인 신라호텔에서 반대시위를 벌인 데 이어 협상기간 내내 각종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데다 12일에는 광화문에서 대규모 시위를 할 예정이어서 정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노총도 12일 하루 총파업을 예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불법파업이라며 반발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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