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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强小기업] 공간세라믹-“주문늘어 추석도 풀가동”

경기도 안성 톨게이트를 지나 자동차로 20여분을 달리다 보면 논, 밭 위로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이 한적한 시골 마을에 점토벽돌 전문업체 ‘공간세라믹’(대표 조백일)의 안성 제1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추석을 5일 앞둔 지난 2일 60여명의 공간세라믹 직원들이 밀려드는 주문 납기를 맞추느라 명절 분위기도 잊은 채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금이 일년중 가장 바쁜 시기죠. 건설사들이 겨울이 오기 전 공사 완공을 서두르다 보니 이에 맞춰 우리도 납기를 맞추려면 공장을 풀가동 해도 모자를 지경입니다. 특히 요즘은 입주자들이 직접 점토벽돌 시공을 건설사측에 요구할 정도로 제품의 인기가 높아져 주문량도 폭주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에 따르면 경기 안성과 경북 상주 두 공장에서 찍어내는 한달 최대 생산량은 270만장. 최근 들어 주문량이 평소보다 20% 이상 폭주하면서 안성공장에서만 하루 약 5만∼6만장의 벽돌을 찍어내고 있다.

조백일 사장은 “가을철은 점토벽돌의 최대 성수기라 9월 이후 생산된 물량의 거의 대부분이 바로 시장에 풀리고 재고가 생긴다 해도 겨울 전후로 모두 소진된다”고 말했다.

1만평 규모의 공장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갖가지 색상의 점토벽돌로 가득 채워진 야적장이다. 발길을 생산라인 근처로 옮기자 뜨거운 열기가 후끈 느껴졌다. 열기의 진원지는 바로 벽돌을 구워내는 불가마. 107m 길이에 이르는 대형 터널킬른 불가마에서는 한 번에 2000장이 넘는 벽돌이 만들어진다.

“원료분쇄기와 성형과정을 거친 벽돌이 제대로 된 벽돌로 거듭나기 위해선 1150∼1200도의 뜨거운 불가마에서 평균 36∼38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게 조사장의 설명이다.

이렇게 구워진 벽돌은 하루 정도 식힌 뒤 건설업체로 보내져 보도나 차도 포장재와 건축 외장재 등에 쓰인다.

직원들 모두가 바쁘지만 유독 불가마를 담당하는 소성반원들은 추석 연휴에 쉴 수 있겠다는 기대를 접은지 이미 오래다. 점토벽돌의 완성도가 결국 불에 굽는 소성 과정에 달려있기에 24명의 베테랑 소성반 근무자들은 6명이 한 조를 이뤄 하루 3교대로 24시간 불가마를 지키고 있다. 마치 옛날 며느리들이 부엌 아궁이 불씨를 꺼뜨릴까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과 흡사하다.

최덕배 안성 공장장은 “추석날이면 소성반 직원들끼리 가마 불을 보고 소원을 빌자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의 불가마는 83년 회사 설립 이후 단 한번도 불씨가 꺼진 적이 없었다”며 불가마 지킴이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현재 30개가 넘는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국내 점토벽돌업계에서 공간세라믹이 차지하는 위치는 남다르다.

서울숲, 뚝섬 한강시민공원, 상암동 월드컵공원, 청계천, 국립중앙박물관, 고양시 노래하는 분수대, 분당 탄천 물놀이공원 등 서울과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에 사용된 바닥재는 바로 ‘공간세라믹’의 점토벽돌로 만들어졌을 정도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월드컵 경기장과 주변공원의 바닥재 납품을 맡으면서 크게 주목을 받아왔다. 나노기술로 오염방지 기능(Tio₂)을 가진 ‘플러스 벽돌’과 시간당 2916㎜를 투수하는 ‘투수벽돌’ 등 특허획득 8건과 실용신안 등 총 24건의 지적재산권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다. 현재 국내 내수시장뿐 아니라 일본, 홍콩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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