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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방판 사기 기승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내비게이션 방문 판매원들의 사기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정한길씨(29)는 한 내비게이션 판매원으로부터 내비게이션 구입비 240만원을 통신요금에 월 10만원씩 2년간 합산하여 청구토록 해주면 휴대폰 무료통화권 240만원어치를 공짜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며칠 후 그 판매원은 현금이나 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할 경우 220만원으로 20만원의 할인혜택을 줄 수 있다며 결제방법 변경을 요구했다. 정씨는 그의 말대로 220만원을 현금 결제하고 내비게이션을 받았다. 그러나 이 판매원은 100만원 상당의 무료통화권만 건넨 뒤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비게이션 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하면 구입비 이상의 무료통화권을 공짜로 준다는 이 같은 방문판매 사기 수법이 최근 만연하고 있다.

22일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내비게이션 관련 소비자상담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283건이던 민원 건수가 11월 531건으로 88%나 증가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120∼150만대 수준. 4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휴대폰이 같은 기간 598건의 불만 접수에 그친 것에 비춰 볼 때 엄청난 수치다.

정씨와 같이 사기판매에 당해 상담을 요청한 건수도 175건으로 전체의 33%에 달했다.

문제는 이런 피해를 당하더라도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에 약정한 계약서 이외에는 사실관계를 증명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계약서에는 소비자가 주장하는 허위·과장등의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매자가 소비자보호원에 피해구제 접수를 해도 사실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피해구제가 쉽지 않다.

소비자의 이해 부족도 문제다. 거래조건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는데다 자신의 권리보호를 위한 조치 없이 물품을 구매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국의 한승호 팀장은 "방문판매로 물품을 구입할 경우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지만 상품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경우에는 판매자가 청약 철회를 거부할 수 있다"면서 "내비게이션의 특성상 일단 차량에 설치하면 판매자는 상품가치가 떨어졌다고 주장하기 쉬우니 계약서에 반품가능 여부를 명시하는 등의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의 물품구매가 필요에 의한 구매가 아니라 판매원의 권유에 의해 충동적으로 이뤄진 경우 특히 이런 분쟁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후회가 없도록 심사숙고해서 구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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