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가계부실 경고 정부 귀담아 들어야
불과 2개월 전만해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장담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금융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개 민간 경제경영연구소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한국 경제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가계 도산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가계대출은 35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이중 23조6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비은행권의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6조원가량이다. 가계부채 총액은 9월 말 현재 559조원으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무려 2.6배나 늘었고 내년에는 6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출이 늘어나면 부실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KDI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부동산 가격 급락과 가계도산은 금융회사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실물경제는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게 된다.
가계 대출외에도 올 들어 급증한 은행들의 외화자금 차입도 문제다. 올 들어 10월까지 은행을 통해 유입된 외화자금은 39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44억3000만달러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1년 이내의 단기차입이 387억6000만달러나 된다. KDI의 분석에 따르면 유입된 외화자금 중 일부가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이 부실화되면 은행들이 신용위험과 대외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 부실에 대한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지지부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 불안’ 외에도 소비 부진, 환율 불안 등으로 올해보다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데다가 대통령선거까지 겹쳐 있어 어느 때보다 경제운용 계획이 중요한 데도 정부는 아직 이를 확정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