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종주국 만들자”

반도체·이동통신·가전·조선 등 한국 ‘대표 업종’의 원천기술 부재로 로열티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내년에 주요 그룹들의 최대 과제가 ‘원천기술력’ 확보로 모아지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종속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무역수지 적자’가 해마다 급증, 적자 규모가 내년에는 30억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들은 내년부터 미국의 퀄컴을 비롯, 일본의 히타치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에 유출되는 로열티를 줄이고 독자적인 원천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6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해외 로열티 지급 규모는 지난 2002년 30억달러, 2003년 35억7000만달러, 2004년 40억달러, 2005년 45억2500만달러에서 올해는 47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기술무역 총규모는 61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지만 기술도입액(45억2500만달러)이 기술수출액(16억2500만달러)보다 29억달러 앞지르면서 적자 폭이 커졌으며 올해는 30억달러, 내년에는 31억달러의 기술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기술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면서 원천기술 보유국가에 대한 ‘기술종속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퀄컴·텍사스 인스트루먼츠·히타치·오라클·GTT사 등과 같은 원천기술 보유업체에 대한 삼성전자·LG전자·삼성전기·현대중공업·두산엔진·대우조선해양 등의 로열티 지급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퀄컴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반도체와 휴대폰에 사용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Man)B&W는 선박엔진 등에 대한 원천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의 경우 93년부터 지난해까지 휴대폰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의 원천기술 사용 대가로 미국 퀄컴사에 지급해온 로열티 지급 규모는 총 2조5815억원에 달했다. 올해 지급액까지 포함할 경우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조선업종의 경우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이 고부가 가치선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건조할 때 척당 수주액의 5%가량을 LNG선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사에 지급하고 있다.
국내 조선 ‘빅3’의 LNG선 척당 수주액이 평균 2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GTT에 100억원 정도를 기술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3사의 LNG선 수주잔량이 앞으로 100척에 달하기 때문에 앞으로 GTT사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는 무려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선박엔진 전문업체인 두산엔진은 독일의 만(MAN)B&W 및 프랑스 SEMT사에 이어 일본 디젤엔진업체인 다이하쓰디젤과 기술제휴를 맺고 중속엔진 생산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속엔진 생산에 대한 기술 로열티를 이들 해외 기업에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원천기술 부재로 인해 해외 로열티 지출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내년부터 주요 그룹들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최대 승부를 걸 계획이다.
실제로 국내 간판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등 세계시장을 리딩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특허’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과 LG는 와이브로 서비스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A) 기술에 대해 미국·일본·유럽 전자업체들을 상대로 역(逆)으로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이미 전 세계에서 출원된 OFDMA 기술특허 중 51%를 차지할 정도로 원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또 SK텔레콤과 ETRI 등도 와이브로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와이브로 특허출원은 지난 2000년 19건, 2001년 15건, 2002년 20건, 2003년 72건, 2004년 40건, 2005년 63건으로 해마다 늘고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ETRI, 비즈모델라인 등 국내 기업들의 로열티 역 수입 규모는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이밖에 무선인터넷 전문기업인 네오엠텔㈜ 등도 비디오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미국 모토로라,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으로부터 800만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는 등 우리 기업들의 원천기술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