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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택지비’ 딜레마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건교부가 내년 9월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할 택지비 산정 방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토지공사에서 공급하는 가격이 정해진 공공택지와 달리 민간택지는 조성원가를 산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매입한 지 10년이 훨씬 넘은 땅도 있고 사업전까지 들어간 금융비용 등 추가 비용이 있어 산정방식이 복잡할 뿐아니라 비용을 검증하기도 간단치 않다.

건교부는 택지비 산정을 감정가로 할지, 구입가격으로 할지를 놓고 검토 중이지만 어떤 방법을 취하더라도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감정가로 할 경우 시세의 70∼80% 수준밖에 인정되지 않아 업체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구입가격을 인정하면 분양가 인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감정가로 산정하면 사업포기 속출할듯

감정가를 기초로 택지비를 산정하면 분양가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상한제의 목적에 부합한다. 하지만 문제는 감정가가 업체가 땅을 살때 지불한 구입비보다 턱없이 낮다는 데 있다.

감정가는 보통 시세의 70∼80%수준이지만 사업지에 따라 60%이하로 뚝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업에 따른 미래가치 상승분이 가격에 반영되면서 해당 부지 가격이 크게 치솟지만 감정가에는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강제수용해서 조성하는 공공택지와 달리 개인에게 사서 구입·조성하는 민간택지는 감정가와 시세 사이에 큰 차이가 벌어진다”면서 “분양사업으로 인해 땅값이 크게 뛰게 되면 감정가는 시세의 60% 밖에 안되는 경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럴경우 업체는 분양사업을 하면 손해를 보게 돼 사실상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된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땅작업’을 벌이는 시행사들이다. 시행업체 S사는 “공공기관과 달리 토지 매입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막대한 비용을 인정받지 못하면 분양은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행사들이 사업을 줄이면 시공은 맡는 건설업체들도 물량이 줄어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구입가로 인정하면 상한제 효과 적어

업계는 구입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터무니없는 폭리는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입가격만 제대로 검증해도 시행사들이 땅값을 과다 책정하는 사례가 줄 것이라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민간 택지가격에 대한 검증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구입가격을 토대로 따지더라도 많은 거품을 뺄 수 있다”면서 “일부 시행사들이 땅값에 20%이상을 덧붙여 이익을 보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입가격을 기준으로 삼으면 공급 위축을 완화하면서 상한제를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입가에 거품이 낄 경우 이를 어떻게 검증하냐가 문제다. 토지 매매계약서 등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겠지만 실제 매입보다 높게 기입한 소위 ‘업계약서’가 나올 수 있어서다.

또 사업에 따른 미래 가치 상승분이 그대로 땅값에 반영되고 이는 다시 분양가로 전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결국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가 크게 퇴색될 우려가 높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거래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가를 인정하면 여전히 가격을 부풀릴 여지가 많다”며 “정부는 이를 어떻게 검증해서 거를 것인지에 대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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