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김진세의 Stress-free] 남녀 불문 외모스트레스 시달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22 17:06

수정 2014.11.13 14:22


‘이 얼굴로는 취직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런데 남들은 제 얼굴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어요. 그래서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 데 뭐 잘못인가요?’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참 현실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멀쩡한 얼굴의 20대 중반 ‘취업 준비생’인 이 남성은 취업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정신과만큼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잘 나가는 성형외과 전문의 친구를 둔 필자에게는 이런 상담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기도 한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그리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잘생긴 얼굴, 잘빠진 몸매 그리고 ‘뽀샤시’한 피부가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될까요? 청소년 여자아이들이 ‘오빠’하고 비명 질러대는 가수나 영화배우 같은 연예인에게나 해당되는 것 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조사를 보니 실제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직장인이 무려 5명 중 1명이나 됩니다.

취업률이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라는 이삼십대 청년도, 또 ‘사오정’과 ‘오륙도’가 두려운 중년도,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프레젠테이션 능력,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 며칠 밤을 세워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이 모든 것이 경쟁력입니다. 남과 비교해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겠지요. 그러니 남과 비교해서 좋은 외모를 갖는다면 그것도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경쟁력에서 뒤진다면 밤새워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고 새벽마다 학원에서 회화공부를 하고 땀 뻘뻘 흘리며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합니다. 자, 그렇다면 얼굴이 안 된다면 남보다 잘나게 고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지나치지 않는다면 비만 클리닉에서 뱃살을 빼거나 모발 클리닉에서 머리를 심거나 보톡스 클리닉에서 주름을 피는 등의 미용성형은 경쟁력에 일조를 할 수 있겠거니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외모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라고 할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벤치마킹을 해봅시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십시오. 세상 모두와 상대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부드러움,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 넘치는 냉철함 그리고 끊임없이 넘쳐 나오는 에너지 등등 외모를 바꾸는 수술로는 만들 수 없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예쁘기만 한 사람이 스타일마저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반드시 스타일이 외모만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니지요. 스타일은 단순한 외모가 아닌 감성적인 측면과 지적인 측면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하는 스타일은 ‘타고난 기질’과 오랜 기간에 걸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지만 결정적으로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으면 결코 경쟁력 있는 스타일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유가 있지요. 첫째 스타일의 감성입니다.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성 말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흔히 ‘불안’ ‘공포’ ‘분노’와 같이 부정적인 정서가 넘칩니다. 그러니 경쟁력있는 스타일을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스트레스 관리를 통한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둘째 스타일은 심리적 기능이 건전해야 합니다. 직관, 인지, 기억, 판단 등의 심리적 기능이 떨어지면 인간과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등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를 만듭니다.
셋째 스타일은 신체적 건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당뇨, 심장질환, 비만 등의 질병에 걸려 병마의 그림자가 표정에 나타난다면 절대 매력적일 수 없습니다.
건강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요.

진정으로 경쟁력 빵빵한 외모와 스타일, 모두 스트레스 관리부터 시작됩니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drmes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