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리 현대음악으로 재탄생

거넷 교수의 테이프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예술 프로그램에 의해 ‘Sun Rings’라는 열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나사 예술 프로그램은 1962년 나사의 행정 이사인 제임스 웹에 의해 설립돼 미국이 이룩한 항공 우주 부문의 성취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미국의 항공우주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들이 가지게 된 인상을 그림과 음악, 기타 매체를 통해 표현해 왔다. 그리고 이 예술작품들은 나사 프로젝트의 역사적인 기록일 뿐 아니라 항공우주 발전상을 일반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선 지금까지 크로노스 콰르텟을 비롯해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예술을 항공우주에 결합, 독특한 작품을 창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과학과 예술의 만남’ 사업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나사는 2002년 보이저 우주탐사선 발사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래미 후보에도 올랐던 현대 음악 4중주인 크로노스 콰르텟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그리고 크로노스 콰르텟의 의뢰를 받은 작곡가 테리 라일리는 목성과 금성을 비롯한 여러 행성 가까이에서 우주탐사선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수많은 멜로디의 편린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직조해 냈다. 라일리는 목성의 가장 큰 위성인 가니메데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으로부터 갈릴레오호가 수집한 소리를 주의 깊게 들었다.
“이 소리는 내게 ‘비밥터사이모’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비밥터사이모’ 다음에는 ‘엘프 신두리의 행성’과 ‘지구의 휘파람’ 악장이 이어진다.
‘Sun Rings’는 거넷 교수가 수집한 소리를 그대로 삽입하기도 하고 현악기를 이용해 그 소리를 흉내내기도 한다. 라일리는 무엇보다 이 작품이 지구에서 떨어진 태양계 이웃들을 알기 위해서 찾아 나선 인류에 대한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사람의 목소리를 위한 합창 부분도 마련했다.
공연은 음악만이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도 큰 몫을 한다. ‘Sun Rings’에는 슈퍼볼 경기나 롤링 스톤스 콘서트에 멀티미디어 쇼를 디자인했던 윌리 윌리엄스가 우주의 풍광을 담아 놓았다. 그 이미지 중에는 보이저호가 태양계 외곽의 행성(목성, 토성 등)들을 지나치면서 보내온 이미지와 목성이 자전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클립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깊은 과학적인 이해 없이도 이 이미지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건 결코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최초로 이 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재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