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업계 국회서 ‘지급결제’ 공방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국회 통과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증권업계와 은행업계의 치열한 신경전이 국회로 고스란히 옮겨왔다.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12일 연 자통법 관련 공청회에서는 증권업협회 추천 전문가와 은행연합회 추천 전문가들이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재경위 위원들도 두 진영으로 나눠 찬반 의견을 밝혔다.
국회 재경위는 오는 16일 국회 재경위 회의실에서 최흥식 금융연구원장과 최도성 증권연구원장 등이 나온 가운데 2차 공청회를 열어 최종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은행권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은 자본시장 발전 역행"
이날 공청회에서 최대 이슈는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이었다. 우선 김자봉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할 경우, 은행보다 더 광범위한 결제업무 기능을 가져 증권사의 예금 기관화를 초래한다"면서 "증권사에게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자본시장통합법 상의 조항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증권업계에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하는 것은 자본시장 통합법의 전체적 취지와 무관한 업계 이익추구의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박명광 의원은 "증권업에 지급결제가 빠지더라도 자산운용업이 확대되고 직접투자도 가능하고 여러 기회들이 많이 생긴다"면서 "증권회사가 굳이 결제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이의 제기가 많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금융업이 발전한 미국도 은행업 라이센스 없으면 지결 업무 못하도록 한다"고 거들었다.
■증권업계 "새로운 자금이체 허용은 경쟁체제 전환"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자본시장에 새로운 자금이체 경로를 허용하는 것은 기존 독과점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시킨다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부원장은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은 자금이체 수수료를 하락시키고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가능토록 해 금융혁신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사의 지급결제 허용이 결과적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위배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급결제서비스는 수동적으로 자금을 이체해 주는 것에 불과한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도 "증권사 지급결제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증권에서 하든 은행에서 하든 소비자 선택에 맡기면 되는 것"이라며 "제도적인 문제와 안정성 문제가 있다면 보완장치가 있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정치권이 찬반양론으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공청회였다.
공방이 치열해 지자 중재안도 나왔다. 강임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급결제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하고 증권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부담해야할 비용이 훨씬 클 것"이라며 "증권사가 증권금융을 통해 소액결제시스템을 도입하기 보다는 보험사와 손잡고 지급결제 전문 소규모 은행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증권분야에 지급결제기능을 허용한다면 그 대신 고객예탁금의 예치기관도 일반 금융기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당 이미경 의원도 "자통법의 취지나 항목에 대해서는 은행이나 국회도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단지 지급결제 허용을 놓고 첨예하게 의견 엇갈리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시기를 두고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자통법 통과에 따른 '이해상충' 문제도 공방낳아
자통법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신이나 타 투자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해상충' 문제도 제기됐다.
김화진 서울대 법과대 교수는 "자통법에서 이해상충 규제와 관련해 충분히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업체는 성장할 수 없다"면서 "업계 내에서 자발적으로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빠른 자통법 국회 통과를 주문하는 의견도 있었다. 정순섭 홍익대 법대 교수는 "금융규제의 변화가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변화를 선도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자통법은 빠른 시일내에 입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 의원도 "칸막이 규제, 금산분리 규제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이 투자은행업무를 도저히 할 수 없다"면서 "적어도 제도적인 기반으로서는 외국계에게 투자은행업 시장을 다 내주는 것을 막으면서도 우리 금융업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자통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황국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