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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주소 이전 안돼요” 세입자 황당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례 1.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김모씨(28)는 최근 오피스텔을 구하려다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결혼한 후 신혼살림을 차릴 오피스텔에 주소 이전이 안 된다는 얘기였다. 집주인은 "이 지역 모든 오피스텔 세입자들이 주소지 이전을 안 하고 산다"며 "그렇게 하기 싫으면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다.

집주인은 "임대사업자이고 오피스텔도 업무용으로 등록됐는데 세입자가 주소를 이전하게 되면 주거용이 되기 때문에 면제를 받았던 부가가치세를 다시 환급해야 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씨는 결혼을 해도 주민등록등본에는 서로 다른 곳에 사는 것으로 돼 있을 것을 생각하니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사례 2. 서울 마포구 도화동 오피스텔에 사는 홍모씨(30)는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매번 부모가 사는 부산으로 내려간다.

지난해 9월 오피스텔 전세계약을 하면서 집주인 요구대로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만 불이익을 당하는 줄 알고 주변 중개업소에 알아봤는데 대부분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집주인 요구를 들어주었던 것이다.

오피스텔 편법 임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기지역 오피스텔 임대사업자들이 부가가치세 등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세입자들의 정당한 주소지 이전까지 막고 있다. 이는 국세청의 세금과세가 업무용과 주거용에 따라 차등 적용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임대사업자의 경우 오피스텔을 분양·취득하게 되면 분양가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임대사업자는 사업자등록 때 업무용(사무실)으로 신고,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은 뒤 주거용으로 편법 임대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세입자와 전세계약서를 작성할 때 아예 '주소지 이전 안함'이라는 특약을 못박아 놓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 마포나 용산, 강남구 삼성동, 역삼동 등 오피스텔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에는 세입자가 주소지 이전을 하지 않은 채 오피스텔에 입주해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소를 이전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세입자들도 대부분 이같은 내용을 미리 알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입자는 이런 불합리한 전세계약을 알고 집주인에게 시정을 요구하면 대부분 '방을 빼라'고 요구,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약서를 써주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구 한강로변 주상복합 벽산 메가트리움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집주인이나 중개업소에서 주소지 이전이 안 된다고 해 당연히 그런 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런 부작용을 알고 2005년 하반기에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지만 인력 등 여러 가지 제약요건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mail protected] 김성환 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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