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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 진주] 컬리수-올 하반기 기업공개 예정된 ‘알짜’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 “야, 우리 나중에 사업을 같이 해서 잭 웰치 같은 최고경영자(CEO) 한번 해보자.” 의기투합된 고등학교 동창생 5명의 떠꺼머리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웃는다. 그로부터 20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거짓말같이 알짜기업을 이뤄냈다. 체계적인 경영수업, 경력, 학력, 배경없이 그야말로 맨몸으로 부딪힌 결과다.

영화나 소설 속 장면이 아니다.

캐릭터와 키즈산업의 대표주자로 부각된 백재성 컬리수 대표이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동복을 모태로 지난 2001년 론칭된 컬리수는 올 하반기 말쯤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알짜 업체다.

■독수리 5형제의 비상

백재성, 송인범, 강인석, 김희라, 김상범 등 서울 광성고등학교 동기동창들은 이미 재학 중 진로를 굳혔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꿈 대신 그들은 ‘모험’을 택했다. 고교졸업 후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제대한 그들이 처음 택했던 사업은 청소대행업이다. 아파트 레인지후드를 닦고 필터를 갈아주는 게 그들의 첫 사업이다. 1년6개월 뒤 그들은 청소대행업을 접고 대학 인근에 호프집과 당구장을 결합해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 신통치는 않았지만 돈벌이로는 충분했다. 하지만 2% 모자란 갈증은 계속됐다. 1996년 2월 컬리수 김상범 이사의 누나를 만나면서 그들의 운명은 정해졌다. 당시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의류업을 하던 김 이사 누나의 소개로 그들도 부인복 전문 매장을 열었다.

백 대표의 수완은 이때부터 빛을 발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포털형 매매방식이다. 10여곳의 각기 다른 매장에서 물건을 떼어와 한곳에서 판매한 것. 입소문을 타고 백 대표의 옷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자연스럽게 체득된 박리다매 방식이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후 유사업소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와 그는 또다른 탈출구를 찾아야만 했다. 5년 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만들어 팔자는 구상이 생긴 것도 이 때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부인복보다는 아동복이 경기를 안 탄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낀 백 대표는 퀼트와 자수를 활용해 그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내사랑 ‘컬리수’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 제품과 직원에 대한 고집, 열정

그는 지금도 제작방식에서 ‘핸드메이드’를 고집한다. 아동복의 특성상 화려함과 아기자기함은 물론 입체적인 캐릭터를 부착, 보고 느낄 수 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사업을 의류에 처음 접목시켜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특히 가격대를 중저가로 형성시켜 ‘내 아이만은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모든 엄마들의 소망을 적셔줬다. 이후 의류뿐 아니라 롤스크린, 블라인드, 방석, 매트 등에도 캐릭터를 접목시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시켰다. 국산 캐릭터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또 중소기업으로선 드물게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 일찍부터 선진기법을 도입했다. 공격적인 점포 확장도 회사 수익성에 한몫을 했다. 할인점 등에 123개가 진출했고 독자 점포도 전국에 걸쳐 70개에 달할 정도다. 면밀한 검토와 시장조사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매출증가는 꾸준했다.

■범선처럼 바람을 가른다.

컬리수의 로고는 범선을 상징한다고 백 대표는 설명했다. 회사와 사원이 한 방향을 향해 끊임없이 정진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

컬리수의 사업구조는 패션사업, 캐릭터사업, 인터넷사업 등으로 3분된다. 90% 이상을 패션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주력이다. 컬리수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아동패션시장의 총 규모는 1조7383억원이다. 지난 2004년 이후 1조4000억원, 1조5803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컬리수 역시 이에 발맞춰 지난 2004년 148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엔 3배 가까이 급증, 37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백 대표의 매출목표는 650억원이다. 희망사항이 아닌 구체적 전망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컬리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문화콘텐츠 리더기업’이다. 컬리수, 토리아드, 정글루 등의 캐릭터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어린이교육프로그램, 카툰 등 방송물은 물론 동화전집, 음료, 제과포장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이후 인터넷사업과 캐릭터사업 영역을 각각 20%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08년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2010년 e-비즈니스확대, 2012년 영속핵심사업 육성 및 고착을 실행한다는 구체적 계획도 갖고 있다.

백재성 대표는 “사업계획 실천에 앞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재육성에 있다”며 “오는 2012년 2000억원 매출목표 달성은 직원들과 나와의 중요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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