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농협 공동할인점 무산되나
현대백화점과 농협유통이 공동 진행키로 한 할인점 사업이 사실상 결렬됐다.
15일 농협유통에 따르면 2005년 5월 양사가 ‘공동 사업개발 및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자리 상태에 머무른 채 전혀 진척이 없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500억원 규모의 무보증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예비사업 설명서’에서 ‘할인점 진출을 위해 농협과 업무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양해각서 체결 후 농협유통은 현대백화점에 과일과 채소 등을 납품해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크게 줄어 과일만 하루 100만원어치 정도 물량을 공급하는 등 양사간의 관계가 오히려 소원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서울 양재동과 충북 청주, 충남 아산 지역에 할인점 독자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의 제휴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 양재동과 청주 지역의 경우 농협 하나로클럽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지역이라 현대백화점이 할인점을 열게 되면 오히려 농협유통과 경쟁 구도로 가게 돼 농협유통측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2년 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진전된 것이 없다”며 “내부에서는 이미 결렬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년 전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에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발표된 것이 아니었다”며 “당시 내부에서도 갑자기 그런 발표가 나온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에 대해 할인점 후발 주자인 현대백화점이 선발 할인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식품쪽에 강점을 지닌 농협유통과 손을 잡는다는 정도의 이슈거리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농협 유통의 경우 하나로클럽이라는 할인점을 이미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회사와 농협간의 협력이 쉽지 않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흐지부지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양해각서 체결 이후 농협유통의 농수산물이 현대백화점에 들어가게 됐을 때에도 이미 거래처가 있던 현대백화점 바이어들은 이에 대해 적잖은 불만을 표출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물품 교류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공동으로 할인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라며 “지난해 2월 대표까지 바뀌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과의 할인점 공동 사업은 더욱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하나로클럽은 올해 경기 파주, 서울 송파 등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는 곳에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농협유통과의 협력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다만 우리는 할인점은 주력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