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권사 M&A 열풍 분다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KGI증권(옛 조흥증권)의 매각 추진을 계기로 증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바람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계 자본이 대주주인 KGI증권이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를 받은 가운데 하나증권과 SK증권, 교보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J투자증권도 M&A 대상 증권사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동부증권과 지난해 농협에 인수된 NH투자증권(옛 세종증권)의 적극적인 타 증권사 인수 추진은 증권사간 M&A에 불을 댕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대형화와 경쟁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특화된 사업이 없는 증권사는 M&A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증권업 진출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인수가 좌절된 국민은행이 대형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경우 증권업계는 올해 M&A 열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KGI증권의 대주주인 대만의 쿠스그룹은 지난 12일 KGI증권 보유지분 51%를 공개입찰 방식으로 전량 매각키로 하고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제1차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동부증권과 외국계 증권사 3∼4곳, 일반 대기업, 사모투자펀드(PEF) 등 10여 곳이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쿠스그룹은 지난 2000년 KGI증권의 전신인 조흥증권 지분 51%를 인수한 뒤 온라인 중개와 선물·옵션 매매 등으로 업무영역 확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자 영업점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 KGI증권은 현재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 채권 및 법인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몸집을 줄여놓은 상태여서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경영권 프리미엄과 상장을 추진 중인 증권선물거래소 보유 지분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은 1000억∼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투자증권에 소매영업 부문을 양도한 하나증권도 매물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증권을 투자은행으로, 대투증권을 소매영업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지주회사에 2개의 증권사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수자가 나서면 하나증권을 팔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파생상품 영업권을 갖고 있는데다 소매영업 부문 정리를 통해 몸을 가볍게 했기 때문에 국내 파생상품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노릴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내 파생상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판매망을 갖춘 증권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가격만 맞으면 하나증권의 M&A가 언제든지 성사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나금융그룹이 1500억원에 지분 51%를 UBS에 매각키로 했다가 자격 문제로 제동이 걸린 대한투신운용도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증권은 SK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M&A시장에 얼굴을 내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이 일반 지주회사가 되면 금융업종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없기 때문에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철호 연구원은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SK증권 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서 ”SK증권 인수시 곧바로 대형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에 중형 증권사들이 욕심을 낼만하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KGI증권 인수에 실패하면 SK증권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있고 몸집 불리기를 선언한 NH투자증권도 눈독을 들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교보증권도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상장을 위한 자금 확보 등 전략적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지난 3월 중순 온라인 자동차보험사인 교보자동차보험을 프랑스의 보험사 악사(AXA)에 매각한 뒤 교부증권도 매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 가격은 3000억∼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강권석 행장이 최근 증권사 인수 추진을 발언한 가운데 교보증권이 중소기업에 특화돼 있다는 강점 때문에 교보증권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따른 대안으로 중대형 증권사 인수 추진설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쓰기 위해 비축해둔 5조원을 활용해 증권업 진출을 꾀한다는 것이다.

앞서 호주 맥쿼리증권은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인수 실패로 성장 전략에 차질이 생긴 국민은행이 대형화를 위해 대형 증권사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CJ투자증권은 대주주가 매각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M&A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견기업의 컨설팅 보고서에 인수 대상 증권사로 거론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email protected] 송계신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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