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관전평...로라 데이비스가 준 교훈
‘OB없이 트리플 보기.’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 종종 있을 법한 어이없는 스코어가 세계적인 여자 선수들이 총집결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목격됐다. 16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긴오픈 마지막 라운드 18번홀(파4). 버디가 단 1개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을 괴롭힌 이 홀의 최대 희생양은 다름아닌 로라 데이비스(영국). 1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17번홀(파5)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해 3위로 순위가 내려앉은 데이비스는 마지막홀에서 승부를 걸었다.
평소 모험을 즐기는 검투사형인 데이비스는 과감히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여자선수로서는 보기 드문 장타자이지만 정확도가 높지 않아 주로 아이언 티샷을 하던 데이비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가 되어 버렸다. 그녀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고 왼쪽 페어웨이 벙커로 떨어졌다. 벙커 턱이 높아 롱아이언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것은 다소 무리인 듯 보였다. 심사숙고 끝에 그녀가 뽑아 든 것은 2번 아이언. 그러나 그녀의 호기어린 두번째샷은 벙커 턱에 맞고 바운스되어 5m 전방의 벙커로 다시 들어갔다. 세번째샷도 짧아 네 번만에 그린에 볼을 간신히 올린 데이비스는 3퍼트로 홀아웃하면서 결국 2001년 웨그먼스 로체스터 인터내셔널 우승 이후 6년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스스로 날려 보내고 만 꼴이 되었다.
경기후 그녀는 “내 힘이라면 2번 아이언으로 충분히 벙커턱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17번홀에서 112야드 거리에서 피칭웨지로 친 세번째샷이 그린을 오버해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이미 평정심을 잃은 상태였다. 만약 2번 아이언 대신 쇼트 아이언으로 레이업을 한 후 파세이브에 도전했더라면 어땠을까. 적어도 ‘생비기너’나 범할 법한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은 분명하다. 메이저 4승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20승을 거둔 ‘대스타’도 객기, 과욕, 자만 앞에서는 예외없이 처참한 응징을 받게 되는 것이 골프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대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