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첨단선박 키워 ‘조선 1위’ 지킨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압축천연가스(CNG) 선박, 드릴십, 크루즈….”

정부와 조선업계가 맹추격해 오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 고부가가치의 첨단선박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5개 조선업체 대표들은 16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크루즈선 개발을 논의했다.

크루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개발을 통해 중국과 일본, 유럽 등의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명품 ‘페라리’ 선박 만든다

요즘 조선업계는 살얼음을 판을 걷는 형국이다. 중국과 기술격차가 10년가량 나고 있다지만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중국을 앞지르긴 했지만 지난 1∼2월 중국에 자리를 내주면서 국내 조선시장에 위기감이 드리운 것. 문제는 한국 업체들의 아성인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도 중국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지난해 초대형 유조선(VLCC) 수주량은 1116만DWT(재화중량 t수)로, 세계 시장의 36.2%를 점유했다. 한국에 이어 2위다.

이 때문에 고부가가치 선박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크루즈선’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첨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빙해선, 드릴십(원유 및 가스 시추 설비를 장착한 선박)에 이이 크루즈선 등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선을 적극 발굴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크루즈선은 세계 선박발주시장에서 금액기준으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채선성만 맞춘다면 ‘황금알’을 낳는 장사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크루즈 시장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핀란드의 크베너마사, 독일 메이어베르프트 등 3개의 유럽조선소가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LNG 등 기존 고부가가치와 함께 주변산업 육성해야

정부의 크루즈선 개발지원 방안은 고부가가치의 첨단 선박 개발·육성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조선업계는 크루즈 선박개발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LNG선, 극지 운항 쇄빙유조선, 잠수작업 지원선(DSV) 등으로 개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이미 5만∼7만t 급의 크루즈 선형은 개발됐다”면서 “오는 2010년을 목표로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크루즈선을 미래 전략선종으로 선정, 유럽 조선소를 벤치마킹하는 동시에 중·대형 크루즈선의 선형개발과 핵심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의 크루즈선 개발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육성에 대한 의지로 볼 수 있다”며“기존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해 나가면서 장기적으로 크루즈선박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장기과제의 하나로 크루즈선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문제지 국내 선박업계가 크루즈선박을 개발할 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서 “호텔급 내장재나 카지노, 수영장, 골프장 등에 들어가는 주변 산업이 뒷받침돼 채산성만 맞출 수 있다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무리하게 크루즈선박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일본의 전철을 되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50년간 세계 조선시장을 평정한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은 90년대 크루즈선박을 수주했다. 한 척당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배는 만들 수는 있었지만 디자인과 인테리어 공간배치, 승객들의 동선처리 등에서 입맛을 맞출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

이에 따라 기존 고부가가치 상선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크루즈선 관련 주변산업 육성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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