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감시위가 잡은 ‘피라미드식 주가조작’
코스닥 상장사 L사를 상대로 ‘피라미드식’ 주가조작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최초 포착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처음 인지한 곳은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였다. 시기는 지난해 11월 초. 17일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특정 작전세력이 3개 종목에 대해 주가를 조종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했다. 주가 급등세는 없었지만 갑자기 대량 거래가 일어나며 실시간 시장감시 시스템에 포착된 것.
첫번째 종목 조사에서는 특별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두번째 종목인 L사 심리를 통해 작전개입이 확실하다는 판단을 했다.
시장감시위는 조사결과를 갖고 금융감독원, 검찰 등과 사전 협의에 들어갔다. 결국 금감원이 지난 3월20일부터 10일 동안 보안조사에 들어갔고 조사결과를 지난달 29일 검찰에 넘겼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전일 수사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장감시위에 포착된 L사 등은 대부분 대량 매수세가 유입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감시위는 이번 피라미드 방식에 의한 L사 조사에 앞서 K사를 상대로 피라미드식 시세조종을 시도하다 대주주가 주가가 오른 틈을 타 보유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바람에 실패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시장감시위 관계자는 “L사의 경우 작전세력 개입이라는 확신이 섰고 이 세력들이 해외도주 등 ‘먹튀’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번에 L사 주식을 산 728개 계좌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함에 따라 이들은 당장 시장에서 처분이 불가능해졌다. 이들 계좌의 보유주식 비중이 상당 수준에 달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장에서 처분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시장감시위측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검찰이 해당주식 계좌에 대해 곧바로 동결조치를 취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시장감시위와 금감원, 검찰의 업무협의 강화가 신종 시세조종 수법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됐다는 설이 퍼졌지만 너무 대범하게 계속 계좌수를 늘리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코스닥 종목 가운데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할 종목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사의 감사였던 모 회계법인 대표는 “내부 회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유없는 주가 상승으로 인수합병(M&A) 세력이 접근 중인 것으로 알았다”며 “하지만 회사 임원들이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면서도 차익실현에 바빴다”고 회고했다.
한편 주식시장에선 이번 사건을 놓고 갖가지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일부에선 조폭 자금이 연루됐다는 설과 함께 일부 증권사가 불공정거래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과 시장감시위 관계자는 “증권사가 시세조종 등 작전에 적극 개입했을 개연성은 낮지만 불공정 거래 주문에 대해 수탁거부를 하지 않고 수수방관했을 수 있다”면서 “조폭 자금 유입설이 있지만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김대희 이세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