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보리밭보셨나요” 이숙자 개인전 선화랑에서

89년,보리밭에 알몸으로 누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는 ‘이브의 보리밭’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양화가 이숙자(65·고려대 교수)가 6년만에 미술시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알이 툭툭 불거진 청맥, 황맥 보리밭에 이어 보라색으로 물든 보리밭이 눈길을 끕니다.
보라색이 넘실대는 보리밭을 직접 보고 스케치했다는 작가는 보라색보리수염 또한 빛깔이 너무나 곱다며 보리밭 예찬을 펼쳤습니다.
“맨 처음 보리이삭이 툭툭 불거진 것을 봤을때 너무나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임신을 한 모습으로 보였어요. 만삭이 된 아내를 보는 남편의 느낌이랄까요. 생명의 경이로움을 깨달았어요.”
70년대후반 보리알에 반한 작가는 보리밭보다는 보리알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 툭툭 불거진 느낌을 살려내느라 스케치를 하고 또하면서 연구한 결과 입체적인 보리밭이 탄생했습니다. 77년 청맥으로 국전에 입선했고 78년 황맥으로 또 국전에서 입선을 했습니다.
그렇게 보리알에 매달리고 작업을 지나치게 하다보니 보리 “수염이 마치 뿔같았다”는 작가는 황맥을 보고 “금관을 쓰고 있는 모양 같다”고도 했습니다.
11남매 장남 며느리로 시어머니와 시할머니까지 모시며 “왜 맨날 그림만 그리느냐”는 핀잔에도 “이번 전시만 마치면요…”하면서 계속 작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운 모습에 보라색 코트를 입고 전시장에 나타난 작가는 마치 보리밭에서 빠져나온 여인같았습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생명력 넘치는 ‘이브의 보리밭’ 연작 30여점을 선보입니다. 전시는 5월12일까지.(02)734-0458
/[email protected] 박현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