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황금알’ 환경산업 진출 러시
최근 GS칼텍스는 3350억원을 들여 전남 여수공장에 디젤탈황 시설을 짓는다고 발표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연료유에 대한 법적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아니다.
이유는 다름아닌 수익 증대를 위한 것이다. 2009년 3월 하루 7만배럴 생산능력의 탈황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1000억원 이상 수익이 더 날 것이라는 게 GS칼텍스의 손익계산이다.
고유황 경유의 국제가격(올 4월 평균)은 배럴당 80달러 수준인 반면 초저유황 경유는 83달러로 앞으로 가격 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대기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황 함유량 규제가 강화돼 초저유황 경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공장 가동 4년째에는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하고 향후 튼실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용으로만 생각됐던 ‘환경’이 황금알을 낳는 미래의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이 환경 관련사업 진출을 선언하는가 하면 정관을 고쳐 환경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명시하는 등 환경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득 수준의 증가로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좋은 물, 깨끗한 공기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환경분야를 수익화 하는데 초첨을 맞추고 사업성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석유화학 오염원 제어 및 촉매기술 등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해 사업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도 계열사들이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해외 환경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창립 50주년 간담회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물 산업을 지목했다. ‘세계 10대 물 기업’이라는 비전과 함께 세계적인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음용수·수도물을 비롯해 관련 시설물을 모두 합친 국내 물 관련 시장규모는 지난 2005년 11조원이었으며 2015년에는 20조원으로 늘어난다. 세계 물 관련 시장은 850조원에 달하며 오는 2015년에는 2배인 1550조원으로 확대된다.
LG상사는 LG필립스LCD와 공동으로 청정개발체사업(CDM)에 진출하는 한편, 사업과 폐기물 처리시설의 설치 및 운영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했다.
청정개발체사업이란 LG상사가 LG필립스LCD의 경기 파주공장과 경북 구미공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저감시설에 투자, 2008년 하반기부터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 이를 현금화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국제 시세는 t당 평균 10달러에 달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권을 사고 파는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같은 비즈니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건설업체들도 잇따라 환경 부문에 뛰어들 태세다. 삼성물산, 범양건영, 중앙건설 등이 토양·지하수 정화, 환경컨설팅을 신규 사업에 추가했다. 이밖에 대우건설, 서울식품공업, 삼양중기 등도 폐기물 처리나 배출과 관련된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고 대담하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환경산업에 ‘올인’하기로 하고 수년 전부터 오스모닉, 아이오닉 등 물 처리 분야 최고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멜트 GE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신흥국가의 환경시장을 공략해 연 7%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인수합병(M&A)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그동안 기업체들은 환경사업을 돈을 쓰는 사업으로 여겨 왔다.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는 각종 오염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의 리스크 관리 비용이라는 인식이 전부였다. 외환금융위기 직후 환경사업부는 각 기업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지목될 만큼 없어도 그만인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사업은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새로운 ‘첨단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 초반 산업 성장동력이 정보기술(IT)이었다면 후반기에는 환경·에너지 기술(ET)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amu@fnnews.com 홍순재 김문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