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2005년부터 이미 조짐…법규정에 묶여 방치
조승희씨가 이미 2005년부터 폭력성을 드러내고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일삼았지만 개인 신상을 보호하는 법규정의 벽으로 인해 결국 대참사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인터넷판에서 지적했다.
조씨의 이상행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5년 10월이다.
버지니아 공대 영문학과 교수인 니키 지오바니는 조씨의 글이 섬뜩한데다 그가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을 무섭게 한다며 더 이상 창작수업을 듣지 못하게 했다.
같은 수업을 들었던 이들에 따르면 조씨는 책상 밑으로 여학생들의 사진을 찍기도 했고,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된 당시 영문학과장 루신다 로이 교수가 조씨에게 주의를 주려했지만 그의 무례하고,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태도로 인해 이마저도 실패했다.
같은해 11월27일에는 한 여학생이 조씨로부터 원치않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그가 접근하려 한다며 신고했지만 고소를 원하지 않아 대학징계위원회로 사건이 넘어갔다. 그 다음달인 12월에도 또 다른 여학생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학교 경찰에 조씨를 신고했지만 이 여학생 역시 형사소송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바로 그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조씨의 지인이 경찰에 그가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알렸고, 조씨는 경찰서에 자발적으로 출두했다. 경찰은 조씨를 학교 외부의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그러나 조씨의 정신을 감정한 래드포드의 정신병원 의사는 조씨가 정신적으로 온전하지는 않지만 즉각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를 입원하는 대신 통원치료토록 결정했다.
대학당국과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경찰과 교수들이 위험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조씨는 법에 따라 대학 구내에 머무를 수 있었고 다른 학생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로이 교수 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조씨가 작문한 폭력과 분노로 가득찬 작품을 학생들이 읽고 토론하는 것을 피하는 등의 소극적인 것이 전부였다.
타임스는 연방법의 사생활 보호규정, 반차별 규정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학생에 대한 대학의 대처능력이 제한받고 있다고 말했다.
법규정에 따르면 대학당국은 학생이 동의하지 않는한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부모에게 알릴 수가 없고, 이와 관련한 의료기록도 공개할 수 없다. 또 정신병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해당 학생을 의료기관에 강제로 입원시킬 수 없다.
하버드대 정신과 교수인 리처드 캐디슨은 “대부분 주의 법은 명쾌하다”면서 “학생이 자신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즉각적인 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을 경우에만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법규정이 그렇다고 해도 대학과 경찰당국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이 교수를 포함해 조씨의 수업을 맡았던 수많은 교수들이 학생지도담당 부학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지만 그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 등 상담을 책임져야 할 대학당국이 무관심했다.
경찰도 조씨가 위험인물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