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피워도 폐암 걸린다

국내 폐암 발생이 선진국형으로 변하고 있다. 흡연이 주원인인 ‘편평상피세포암’보다 여성이나 비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선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졌기 때문. ‘선암’은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편평상피세포암은 기관지에 주로 발생해 발견이 용이한 반면 선암은 발견이 늦어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조기 건강검진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선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대한폐암학회가 발표한 ‘2007년 폐암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89개 병원에 폐암 환자로 등록된 8788명 가운데 ‘선암’ 환자가 34.8%로, ‘편평상피세포암’ 환자(32.1%)보다 앞섰다. 지난 97년 조사에선 편평상피세포암 발생률이 44.7%로 선암의 22.9%를 크게 상회했다.
대한폐암학회 홍보이사 성숙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선암 발생의 증가는 여성 폐암 환자가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선암은 흡연자에서도 나타나지만 상대적으로 여성과 노인, 비흡연자에게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폐암 실태조사 결과에서 여성 폐암 환자 중 선암 환자는 1338명으로 편평상피세포암(274명)보다 5배나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선암 발병률이 늘어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조기검진을 통해 병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하는 방법밖에 없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폐암
폐암은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명 당 28.8명이 사망하는 암 사망원인 1위의 질환이다. 하지만 폐암은 ‘조용한 암’으로 통한다. 암이 진행되기 전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폐암을 조기 발견할 경우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조기 발견에 실패해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들은 수술·항암요법·방사선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따라서 폐암은 조기 진단이 필수다.
하지만 일반종합검진으로는 폐암을 발견하기 힘들다. 폐암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정기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규칙적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특히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은 최고 80배까지 증가한다.
폐암은 암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구성세포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 폐암과 소세포 폐암으로 구분된다. 이 중 비소세포 폐암이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한다. 비소세포 폐암은 크게 편평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 폐암으로 분류되는 세가지 암종들은 구성 세포들이나 그 발생양상 등에서는 약간씩 차이를 보이지만 치료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비소세포 폐암은 조기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받을 경우 1기 암은 5년 생존율이 70%, 2기는 50%를 넘는다. 폐암의 초기 증상 중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다. 흡연자의 경우 기침이 생겨도 담배에 의한 증상으로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침이 갑자기 심하게 발생하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폐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숨이 차게 되는 호흡 곤란, 흉부 통증도 대표적인 폐암 증상들이다.
■폐암 조기발견하면 완치 가능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흉부X선 촬영,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객담 검사, 기관지 내시경 검사, 경피적 세침 생검술 등을 통해 폐암인지 여부를 가려낸다. 폐암으로 확인되면 폐암의 종류 및 병기에 따라 치료한다.
폐암의 진단 병기는 치료법 및 생존율과 직결된다. 외과적 수술이 가능한 조기 발견자들, 즉 1기, 2기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1기에 발견한다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폐암학회가 서울대병원 등 6개 병원 폐암센터 폐암환자(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이 폐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폐암에 대해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64%가 다른 질병 치료 중에 우연히 폐암을 발견하거나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폐암의 증상을 자각할 때는 암이 이미 상당히 진전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한폐암학회 박찬일 회장은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은 1년에 1회 정도, 저선량 CT 촬영 등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45세 이상의 장기 흡연자, 폐암 가족력, 특수 작업장 종사자 등이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비흡연 여성일지라도 폐암 빈발 연령대가 60∼70대인 만큼, 60세 이후에는 기본검진 이외에 증상이 없어도 저선량 CT 촬영 등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저선량 CT는 13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며 기존 CT보다 방사선량이 적어 인체에 해가 덜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편평상피세포암은 폐 중심부에 잘 생겨 남자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견되며 가장 큰 발병 원인은 흡연으로 밝혀져 있다.
■선암은 여성과 비흡연자에게 더 많이 빈발하는 암으로 다른 암종과 다르게 폐의 모서리 부근에서 잘 발생, 림프절·간·뇌·뼈·부신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