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15세의 소년 골퍼 때문에 들썩이고 있다. 14일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던롭피닉스토너먼트 1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CC.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에서 몰려든 갤러리들로 인산인해다. 그들이 이 곳으로 몰려든 것은 오로지 ‘료사마’ 이시가와 료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다. 그 중에는 특히 여성팬들이 많다.
이시가와는 지난 5월에 있었던 JGTO먼싱웨어오픈KSB컵에서 일본 프로골프 사상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사이타마현 출신으로 수기나미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이시가와는 신장 171㎝, 체중 64㎏의 체격조건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가 일품이다. 6세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입문했다는 이시가와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자그만치 300야드다. 이를 발판으로 이시가와는 현재 일본 주니어 15∼17세 부문에서 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이시가와가 일본인들 사이에서 폭박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 거침없는 장타다가 일품인데다 외모가 일본 여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일본에서 활동중인 허석호(34)는 이시가와에 대해 “인기가 엄청나서 여성들 사이에서 ‘욘사마’를 능가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아직은 기량면에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선수이다”고 말한다. 일본 현지 언론들의 이시가와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는 사운을 건 경쟁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고베의 데일리 스포츠지 니시시타 준 기자는 “그는 침체일로의 일본 남자프로골프를 구할 구세주인 것이 틀림없다”고 이시가와에 대해 평가했다.
이시가와의 또 다른 강점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이다. 대회 1라운드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이시가와는 내리 네 홀에서 단 한 차례도 파온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모두 파세이브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중 가장 압권은 17번홀(파3).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쳐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볼이 놓인 지점에서 핀까지는 약 10m. 하지만 볼 4m 전방에 10m 이상의 소나무가 턱 버티고 서 있었다. 도저히 빠져 나가기 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갤러리들의 관심은 온통 그의 다음 샷으로 쏠렸다. 이시가와는 60도 로브웨지로 로브샷을 구사해 소나무를 넘겨 핀 2.5m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갤러리들의 탄성이 터져나온 것은 당연.
이런 이시가와의 인기를 감안해 대회조직위는 1, 2라운드에 2005∼2006년 일본아마선수권에서 일본골프 사상 최초로 2연패에 달성한 김경태(21·신한은행)와 그를 한조로 묶었다. 김경태에 대한 일본 현지 관심의 반영인 것이다. 이들 두 ‘괴물’간의 첫 날 맞대결에서는 김경태가 완승을 거두었다. 김경태는 공동 선두(5언더파 65타), 이시가와는 2오버 72타로 중위권에 그쳤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