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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4년의 논란’ 되풀이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15 18:19

수정 2014.11.04 19:46

국민연금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완전 독립시키겠다고 한 방침을 바꿔 대통령 소속으로 두기로 결정한 탓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수개월간 이어졌던 ‘독립성 대 책임성’ 논쟁 등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4년간의 계속된 논란, 이제는 끝났나 싶더니…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은 지난 200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가 당시보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바꾸는 연금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부터다.

연금 지급 방식을 그대로 놓아두면 2036년이면 거둬들이는 보험료보다 주는 연금이 더 많아지고 2047년에는 기금 적립금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결론이 나온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이 개정안은 표류를 거듭했다. 야당은 ‘덜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은 뒤 나중에는 ‘내는 돈은 그대로 두고 받는 돈은 정부안보다 더 낮추는’ 내용의 수정안으로 대결을 펼쳤다.

3년9개월이 지나고 올해 7월에 와서야 국민연금법은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그대로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정됐다.

한 문제가 끝나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국민연금의 두 가지 큰 문제 중 하나인 ‘재정 안정화’를 해결했으니 남은 문제인 기금 운용 체계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그간의 싸움이 여야간의 대결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부 부처끼리의 다툼이었다. 경제부처들이 선봉에 섰다. 경제부처들은 연기금 운용을 재정경제부가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국민 복지서비스가 중심인 보건복지부는 현재 200조원이 넘고 2035년이면 1715조원까지 불어나는 연기금의 운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복지부는 경제부처로 운용이 넘어가면 경제정책에 따라 기금운용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복지부가 계속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학계는 연기금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로부터 아예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같은 치열한 논란을 거듭한 끝에 지난 10월 연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정부로부터 완전 독립시키고, 위원회는 민간 금융전문가들로 구성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발표로 국민연금을 둘러싼 4년간의 논란도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다시 시작되는 논란

그러나 정부는 말을 바꿨다. 입법예고한지 한 달만에 기금운용위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두기로 했다. 서둘러서 일처리를 하다보니 조직형태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기금위를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두지만 운영은 독립적으로 하기 위해 위원들을 민간인 신분으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는 현재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법적으로 불가능한 조직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같은 방침이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들은 결과, 국가경제를 뒤흔들 규모의 자금을 민간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조용하게 처리했다. 기금운용위를 독립시킨다고 발표했을 당시 변재진 복지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한 것과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무엇인가 당당하지 못한 게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실제로 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이 되면 위원들이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되면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라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의 근본취지까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같은 비판 때문에 정부가 일을 쉬쉬하며 처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발표를 기점으로 논란도 다시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 벌어졌던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책임성 논란은 물론, 외국인의 위원회 참여 여부, 대통령 직속 기관일 경우 다른 기관과의 처우 형평성 문제 등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회 통과가 유력시되던 기금운용체계 개편안이 국회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데 있다.
정부가 공론화하지 않고 하루아침에 바꾼 영향으로 이 문제가 3년9개월을 끈 국민연금 개혁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