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수입물가 급등…내년 5%대 성장 불투명

최근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급변하면서 정부의 경제 예측 및 조정 능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각종 대외변수에도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4% 후반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둔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5%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장담하고 있는 내년 성장률 5% 이상과는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주요 대선주자들이 대선 공약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6∼7% 달성하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잇따라 제시하는 것도 정부의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수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
■유가·수입·투자 등 전망 빗나가
정부가 연초에 발표한 전망치와 현재를 비교하면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유가는 30달러 이상 차이가 나면서 수입, 투자, 일자리 등 각종 경제 전망치도 빗나갔다.
18일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연평균 58달러로 전망한 뒤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다시 62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두바이유는 평균 배럴당 65.79달러로 당초 전망치보다 13.4%(7.79달러), 하반기 전망보다 6.1%(3.79달러) 각각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으로 두바이유는 9월 평균 배럴당 73.32달러에서 10월 77.23달러로 상승한 뒤 11월1∼15일까지 86.10달러로 9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연초 전망치를 월평균으로 비교하면 30달러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원·달러 환율도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925원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15일 기준으로 917원으로 8원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처럼 고유가 등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올들어 1∼10월까지 수입액은 2885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1% 늘어났는데 이는 연초 정부 전망치인 13.0%보다 0.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투자도 위축돼 1∼9월까지 건설투자 증가율은 2.7%로 전망치(2.9%)보다 0.2%포인트 낮았으며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전망치(8.2%)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3·4분기에 2.0%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연간 증가율이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대외변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주요 경기지표가 빗나갔으나 다행히 수출이 목표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4%대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당초 지난해보다 1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수출 호조로 하반기 상향 전망치(12.5%)를 뛰어넘어 1∼10월까지 13.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내년 6∼7%성장 공약 ‘공염불’
그러나 문제는 내년이다. 유가 100달러, 환율 800원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내년 경제전망이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에 미국 경제가 1%대의 성장에 그치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연평균 75달러, 환율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때 우리 경제는 5.0%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이 더욱 악화돼 수출 둔화와 소비 위축,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이마저 장담할 수 없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도 지난주 브리핑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중국 인플레이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대외 경제변수들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다”면서 “대외 위험 요인들을 검토해 앞으로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에서 필요시 새로운 경제전망치를 제시하겠다”고 말해 내년 5% 성장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대선 유력주자들은 성장률 6∼7%를 공약으로 내걸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흔들고 있다. 내년 경제운용 계획을 세워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현실을 무시한 대선 주자들의 ‘장밋빛 공약’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성장률 7%,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6%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태정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내년에 대운하 건설, 국토개발 등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시행할 경우 6∼7% 성장률 달성은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환율보다는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연평균 8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5%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와 생산성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정책적인 역량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