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욕심에 상처 입은 학생은 지금 울고 있습니다.”
경기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과 관련, 합격이 취소된 학생 54명이 이 과정에서 입은 상처가 워낙 커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외고 부정 입시문제가 불거지면서 유출된 시험문제를 접한 학생들이 동급생들로부터 ‘부정 합격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바람에 성격이나 생활 및 학습태도 등이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며 경기도교육청과 학원, 학교 관계자들을 원망했다.
일부 학부모는 도교육청이 ‘불합격 처리된 학생 54명도 내달 20일 이전에 치러지는 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재시험에서 이들 학생이 불합격할 경우 “처음에 합격한 것은 결국 부정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예 일반계고로 진학시키는 문제를 생각 중이라고 털어놨다.
김포외고 시험유출 문제를 접했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된 학생의 어머니 김모씨(40)는 자신의 딸이 학교 친구 등으로부터 ‘시험 문제를 정말 봤느냐’는 비난성 질문을 자주 받아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딸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교에 가기 싫다’는 딸을 달래가며 자신의 승용차로 등교시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딸아이 학교에서 2명이 김포외고에 합격, 부정 입시에 연루된 학생이 누군인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딸과 함께 합격한 학생의 어머니는 ‘우리 애가 울고 있다’는 말을 전해온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또 “학생들은 유출된 시험문제인지 몰랐고 시험 전 학원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문제를 외면할 학생이 어디 있겠느냐”며 “결국 학원을 비롯한 어른들의 욕심으로 빚어진 이번 사태에서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어 이토록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아빠 나 시험 안 볼래요. 죄인 취급하는 것 좀 해결해 주세요’라는 아들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또 다른 학부모 이모씨(48)는 “만약 재시험에서 불합격될 경우 더욱 불신이 높아질 것 같아 재시험을 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입시문제가 얼마에 거래된다는 공공연한 소문이 나돌긴 했으나 이 같은 어른들의 장난에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따라 이씨 등 학부모들은 어른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입시에만 몰두하던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고 입시 부정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며 학생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불합격 처리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명백히 출발점이 달랐다”며 “사회부정을 용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사회풍토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불합격처분이)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과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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