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시근로자의 가계 소비지출 항목중 식료품 비중이 줄어든 반면 소득과 교양, 오락 등 문화생활비 비중이 늘어나면서 엥겔지수는 3년 연속 하락했다. 또 인터넷, 휴대폰 등의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통신비 비중이 가계 소비지출의 5.4%를 차지하며 미국, 일본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경제 발전에 따라 소득과 문화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적인 상황으로 분석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엥겔계수’ 3년 연속 하락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의 비중은 25.9%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소비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가 2003년 27.9%에서 2004년 28.5%로 상승했으나 2005년 27.2%, 2006년 26.5%로 내려가는 등 지난 2005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엥겔계수’란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의 총지출액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가리킨다. 식료품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일정수준을 소비해야 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엥겔계수는 하락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따라서 이같은 엥겔계수의 하락추세는 일정 수준에 오른 먹거리 소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생활비 등에 대한 지출이 확대되는 등 생활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3·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3만8000원으로 2003년 3·4분기(301만9000원)에 비해 4년간 23.8% 늘었고 같은 기간 소비지출도 194만9000원에서 238만원으로 22.1% 증가했다.
이 기간 품목별 지출 증가율을 보면 가구·집기·가사용품(42.5%)에 이어 문화생활비라 할 수 있는 교양·오락이 31.6%로 보건의료(30.2%), 주거(28.5%), 교육(27.9%), 교통·통신(24.3%)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도시가구의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은 2003년 3·4분기 54만3000원에서 올해 3·4분기에 61만8000원으로 4년간 13.7%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소득 계층별로 보면 5분위별 엥겔계수는 올해 3·4분기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엥겔계수는 30.4%, 2분위 29.3%, 3분위 27%, 4분위 25.4%,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22.6%로 집계돼 저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비율이 낮다는 ‘엥겔의 법칙’이 그대로 나타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엥겔계수가 계속 하락하는 것은 경제발전으로 소득과 문화생활비가 늘어나는 추세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조금더 지켜보면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신비 비중 미국·일본 3배 이상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가계소비의 자산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목적별 소비지출(2005년 명목금액 기준)에서 인터넷, 휴대폰 등 통신비의 비중은 5.4%에 달했다. 이는 미국의 1.6%에 비해 3.4배나 높으며 일본의 3.1%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또 교육비 지출비중 역시 우리나라가 6.1%에 달한 데 비해 미국은 2.6%, 일본이 2.3%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가계의 해외소비지출 비중은 우리나라가 2005년 3.2%, 2006년 3.4%를 기록한 데 비해 미국은 2005년 1.1%에 그쳤고 일본도 2006년 기준으로 0.9%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우리나라의 1997년 해외소비지출은 1.9% 수준이었다. 이는 국내 원화가치 상승과 해외여행 및 유학·이민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은 2001∼2006년 매년 평균 17.7%의 증가율을 보여 같은 기간 국내소비 증가율 2.6%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가계소득이 줄어들어 오락문화(7.2%) 및 교통비(11.3%) 비중은 1997년보다 낮아졌다.
한편, 우리나라 가계에서 가장 큰 소비지출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 성격인 임대료 및 수도광열비(17.2%)가 차지했으며 일본 역시 이 항목의 지출비중이 24.5%로 가장 컸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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