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펄프 가격 강세로 어려움에 처한 인쇄용지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차례 가격 인상을 통해 4·4분기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한 주요 제지사들이 올 1·4분기 중 또 한 차례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인 것. 시장에서 받아 들여질 경우 본격적인 업황 개선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인쇄용지업계 지난해 최악의 실적
29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이엔페이퍼, 한국제지 등 주요 제지사들은 핵심 원재료인 펄프 및 유가 급등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주요 제지사들은 매출폭이 15% 이상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11%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4·4분기 이후 상황은 급반전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뤄진 인쇄용지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공급 과잉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펄프가격이 지난 2002년부터 6년 가까이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해 왔지만 공급과잉 문제 때문에 펄프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거의 전가시키지 못했던 게 사실. 이 기간 중 펄프가격 상승률이 60%를 웃돌았던 반면 국내 인쇄용지 내수 가격은 오히려 14% 가까이 빠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추가 인상 통한 정면 돌파 나서나
하지만 최근 들어서도 펄프 가격이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자 한솔,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 주요 인쇄용지 제조업체들은 올 1·4분기 중 또 한 차례의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지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산 하드펄프가격은 지난해 초 t당 620달러에서 1월 말 현재 730달러까지 20% 가까이 급등했으며 2월에도 10달러 정도의 추가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노력과 해외 수출 확대 등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제조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펄프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제지사들이 추진 중인 제품 가격 인상폭은 3% 내외로 이 같은 인상 시도가 유통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장기 업황 부진에 따른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역사적 최저 수준인 인쇄용지 재고수준과 상당 부분 해소된 초과공급을 감안시 올 1·4분기 중 2∼3%의 추가 인상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 경우 인쇄용지업계 전체의 실적 회복이 본격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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